일명 '저속노화' 키워드로 유명해진 의사 정희원 씨에 대한 폭로가 또 터졌다.
‘저속노화’ 개념을 대중화하며 각종 미디어에서 주목받아온 정희원 저속노화연구소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JTBC는 정 씨가 여성 연구원 A씨와 올해 초, 그러니까 법정 공방이 있기 전에 주고 받았던 카카오톡 대화 일부를 보도했다.
의사 정희원 씨 / 유튜브 'JTBC News'
정 대표가 한 여성을 스토킹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여성 측이 이를 정면 반박하며 두 사람 사이의 사적 메시지 내용이 공개됐다. 이미지와 메시지가 겹치지 않는 상황에서 진실 공방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정희원 대표는 노년내과 의사로, ‘느리게 나이 드는 삶’을 화두로 내세우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왔다. 저속노화를 주제로 한 저서들이 연이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건강 트렌드를 이끌었고, 유튜브 채널 구독자도 단기간에 수십만 명을 넘겼다.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과 서울시 건강 관련 직책까지 맡으며, 전문가이자 공공 인물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의사 정희원 씨 / 유튜브 'JTBC News'
하지만 최근 정 대표는 자신의 전 직장 동료였던 여성 A 씨를 스토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정 대표 측은 A 씨가 일방적인 신체 접촉을 시도하고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반면 A 씨 측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내놓았다. 오히려 정 대표가 지위를 이용해 성적인 요구를 해왔고, 이를 거절하자 압박과 불안감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JTBC는 두 사람이 법적 다툼에 들어가기 전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입수해 보도한 것이다. 메시지에는 성적 맥락이 담긴 표현과 특정 행위를 묘사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정 대표가 자신과 A 씨를 등장인물로 한 소설 형식의 글을 보내며 ‘계속 수정 중’이라거나 ‘역작’이라는 표현을 쓴 정황도 드러났다. 일부 메시지에서는 감정과 충동을 언급하는 내용과 함께 특정 물품을 대신 받아달라는 요청도 포함돼 있었다.
정희원 씨가 연구원 A씨에게 보낸 걸로 알려진 카톡 / 유튜브 'JTBC News'
정희원 씨가 연구원 A씨에게 보낸 걸로 알려진 카톡 / 유튜브 'JTBC News'
정희원 씨가 연구원 A씨에게 보낸 걸로 알려진 카톡 / 유튜브 'JTBC News'
정 씨는 국회의원이었던 고 장제원의 사망 기사 링크를 보내기도 했다. / 유튜브 'JTBC News'
A 씨 측은 이러한 메시지들이 단순한 문학적 표현이나 농담이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도구와 유사한 물품을 실제로 주문한 뒤 특정 행위를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면 불이익을 암시하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연상시키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성폭력 사건 관련 기사와 사망 소식을 함께 보내며 압박감을 조성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 대표 측은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문제의 소설은 본인이 직접 쓴 것이 아니라 AI가 작성한 것이며, 상대에게 어떤 위력이나 강요도 행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모든 사실관계는 향후 수사 과정에서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한 개인의 사적 분쟁을 넘어, 공적 신뢰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인물의 책임과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건강한 삶과 노화를 이야기해온 상징적 인물이 사적 관계에서 어떤 태도를 보여왔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속노화를 둘러싼 긍정적 메시지와는 다른 장면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사건의 실체는 수사 결과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다만 이번 사안은 영향력 있는 인물의 말과 행동이 개인에게 어떤 무게로 작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권력 관계 속 소통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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