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프로복싱 헤비급 3분 8라운드 경기에서 전 헤비급 세계챔피언 앤서니 조슈아(36·영국)에 6라운드 1분31초 만에 KO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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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폴은 프로복싱에 데뷔한 이래 두 번째 패배를 당했다. 통산 전적은 12승 2패가 됐다. 반면 조슈아는 통산 29승 4패 25KO를 기록했다. 그는 현재 IBF와 WBO 헤비급 랭킹 1위에 자리해있다.
키가 13cm나 작고 체중이 12kg 덜 나가는 폴은 1라운드부터 조슈아와 정면승부를 피했다. 거리를 두고 외곽을 돌면서 조슈아의 강펀치를 견제하는데 주력했다. 조슈아도 서둘지 않고 천천히 거리를 좁히며 폴을 압박했다. 1라운드는 이렇다할 공방전 없이 마무리됐다.
2라운드 이후에도 조슈아는 경기를 압도했다. 의도적으로 KO를 노리고 큰 펀치를 휘두르는 것은 아니지만 짧고 가벼운 주먹으로 폴을 몰아붙였다. 위기감을 느낀 폴은 주먹을 휘두르는 척 하다 제 풀에 쓰러지는 모습을 자주 드러냈다. 마치 종합격투기를 하는 것처럼 조슈아의 다리를 잡고 넘어지기도 했다.
조슈가 주먹을 휘두를때마다 폴이 의도적으로 주저앉으면서 경기 흐름이 계속 끊겼다. 관중석에선 폴이 기대 이하의 경기를 펼치자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다.
폴은 지친 기색이 역력한 가운데서도 5라운드 들어 큰 펀치를 휘두르며 반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스피드나 파워에서 조슈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폴은 라운드 중반 조슈아의 원투 스트레이트를 맞고 첫 다운을 당했다. 이어 라운드 40여초를 남기고 두 번째 다운까지 허용했다.
완전히 자신감을 얻은 조슈아는 미소를 띄면서 폴에게 펀치를 퍼부었다. 마치 선생님이 제자를 가르치는 듯 오히려 힘을 조절하는 모습까지 나왔다. 반면 폴의 얼굴에는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6라운드에서도 폴은 조슈아의 스트레이트 펀치를 맞고 다운을 당했다. 벌써 세 번째 다운이었다. 라운드 1분 35초를 남기고 조슈아의 강력한 라이트 훅이 제대로 꽂혔다. 이번엔 제대로 들어간 펀치였다. 폴은 그대로 쓰러졌고 10카운트까지 일어나지 못했다.
이번 경기는 처음부터 기울어진 승부라는 평가를 받았다. 폴은 유튜브 구독자 2000만 명이 훌쩍 넘는 인플루언서. 고등학교 때 미식축구와 레슬링 선수로 뛰었고 아마추어 복싱도 했다. 2020년 1월 또다른 유튜버를 상대로 프로복싱 경기를 치러 1라운드 TKO승을 거둔 뒤 종합격투기 선수, 은퇴한 농구선수 등과 경기를 펼쳐 12승 1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설적인 헤비급 복서 마이크 타이슨과 경기를 해 판정승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맞붙은 조슈아는 차원이 다른 상대다. 조슈아는 두 차례나 헤비급 통합챔피언에 오른 진짜 복서다. 가장 최근 경기였던 2024년 9월 대니얼 드부아(영국)에게 KO패를 당하긴 했지만 여전히 헤비급 복싱에서 최정상급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게다가 체격조건도 폴보다 훨씬 크고 무겁다. 전날 계체에서 폴은 98kg이 나온 반면 조슈아는 무려 110kg을 찍었다. 그동안 자신보다 훨씬 작고 나이 많은 상대와 싸웠던 폴은 이번 경기 계약서에 조슈아의 체중을 245파운드 이하로 제한하는 조항을 삽입했다. 경기 라운드 수도 폴의 체력을 감안해 8라운드로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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