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미’ 첫방] 울지 않아서 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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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미’ 첫방] 울지 않아서 더 아프다

뉴스컬처 2025-12-20 13:56: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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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JTBC ‘러브 미’는 첫 회부터 시청자의 감정을 과하게 흔들거나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상실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삶의 온도를, 놀라울 만큼 담담하게 따라간다. 그래서 더 아프다. 누군가의 인생이 무너지는 순간이 아니라, 무너진 이후에도 여전히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정직하게 비추기 때문이다.

사진=러브 미
사진=러브 미

드라마는 가족이면서도 서로에게 가장 외로운 존재가 되어버린 세 인물, 서준경(서현진), 서진호(유재명), 서준서(이시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엄마이자 아내였던 김미란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이들을 하나로 묶기보다 각자의 고립 속으로 밀어 넣는다. 드라마는 ‘이후의 슬픔’을 강조하지 않는다. 대신 슬픔을 안고도 출근을 하고, 밥을 먹고, 누군가에게 다시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들을 차분히 포착한다. 상실은 삶을 멈추게 하지 않는다는, 어쩌면 너무도 잔인한 진실을 조용히 보여준다.

조영민 감독의 연출은 감정을 밀어붙이지 않는다. 인물들 사이에 흐르는 침묵과 미묘한 시선, 말하지 못한 감정의 여백이 오히려 관계의 균열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연출 위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더욱 힘을 얻는다. 서현진은 단단해 보이는 얼굴 뒤에 감춰진 죄책감과 외로움을 절제된 눈빛으로 설득하고, 유재명은 가장으로서의 책임 뒤에 숨겨진 공허를 묵직하게 쌓아 올린다. 두 배우가 감정을 터뜨리는 순간은 많지 않지만, 그렇기에 한 번 무너질 때의 여운은 길게 남는다.

‘러브 미’가 흥미로운 점은 슬픔과 설렘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 데 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시간 속에서도 새로운 호감이 싹트고, 그 감정 앞에서 스스로를 책망하는 준경의 모습은 인생이 얼마나 모순적인 감정들의 집합인지를 보여준다. 드라마는 그 아이러니를 미화하지도, 단죄하지도 않는다. 그저 삶이 원래 그렇다고 말할 뿐이다.

첫 방송 이후 “너무 현실적이라 더 아프다”는 반응이 이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러브 미’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시청자가 자신의 삶을 떠올리게 만드는 드라마다. 상실 이후에도 삶은 계속되고, 사람들은 다시 선택하고, 흔들리며 살아간다. 이 조용한 진실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 한, ‘러브 미’는 오래 기억될 ‘인생 드라마’가 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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