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 위클리 컬처] 12월 셋째 주 문화 3선...‘사운드 오브 폴링’·‘슬립 노 모어’·‘일렉트릭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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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 위클리 컬처] 12월 셋째 주 문화 3선...‘사운드 오브 폴링’·‘슬립 노 모어’·‘일렉트릭 쇼크’

투데이신문 2025-12-20 11:25: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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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문화예술계는 연말을 앞두고 분주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공연과 전시가 연달아 막을 올리고, 관객을 만나기 위한 송년 기획과 특별 프로그램이 쏟아지기 때문인데요. 연말이 되면 우리는 한 해를 ‘정리’하고 ‘보상’받고 싶어지죠. 그래서 문화예술처럼 마음에 선명한 마침표를 찍어주는 경험을 더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도 어김없이 '무엇을 볼까', '어디를 갈까'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엄선한 문화예술을 선보여드리겠습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폴링

영화 <사운드 오브 폴링> 스틸컷 [사진 제공=㈜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상처로 연결되는 여성들의 미학

영화를 선택할 때 각자의 기준이 다를 것 같은데요. 저의 경우에는 영화적 미학과 실험성을 지닌 작품들에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습니다. <사운드 오브 폴링> 역시 예술영화가 더 많은 관객에게 닿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소개해봅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폴링> 은 같은 집에서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간 네 소녀의 모습을 따라갑니다. 독일 어느 지역의 ‘집’이라는 공간에서 출발하는 이 영화는 사건을 관객에게 뚜렷하게 설명하기보다 은유적인 연출로 소녀들이 가진 상처와 억눌린 감정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포착하는데요. 영화가 보여주는 모호함 속에서도 마샤 실린스키 감독의 예술적 감각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이야기에 점차 몰입하게 만듭니다. 

이번 영화로 두 번째 장편 영화를 선보인 마샤 실린스키 감독은 사건을 또렷이 ‘설명’하기보다 인물의 감정이 스며든 공간과 리듬으로 서사를 짜는 연출로 주목받아왔는데요. 이번 영화 역시 올해 제78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그 존재감을 알렸습니다. 

이 소녀들은 각자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집’을 통해 연결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앞으로 차차 관객들이 파헤칠 이 영화의 비밀들이 궁금해집니다. 으스스하면서도 매혹적인 영화 <사운드 오브 폴링> 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 일렉트릭 쇼크

전시 <일렉트릭 쇼크> 전경 [사진 제공=서울시립미술관] 
 

전기, 그 불편한 진실

공기가 있어야 인간이 숨을 쉴 수 있는 것처럼 현대인에게는 전기가 있어야 살아갈 수 있는데요. 불을 켜는 것부터 일하는 것까지 우리의 일상은 이 에너지를 전제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당연해서 오히려 한 번도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을 다시금 낯설게 하는 전시가 있습니다.

<일렉트릭 쇼크> 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는 것처럼 ‘전기’를 키워드로 기술과 환경이 충돌하는 접점을 탐구하는 전시입니다. 전기를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닌 오늘날 생존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권력의 도구로 작동하는 현실에 주목합니다.

‘전기,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와 ‘전기 공급이 중단되었습니다’ 총 2부로 구성된 전시는 전기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상황을 대비시킵니다. 에너지 부재의 상황에서 드러나는 취약성과 이면에 감춰져 있던 윤리적, 생태적 비용을 환기하죠. 특히 전기 사용 문제에서 뗄 수 없는 ‘환경’의 쟁점을 놓치지 않고 환경과 생태의 문제를 함께 건드린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전기’라는 주제를 다시 생각해보게끔 만드는 전시 <일렉트릭 쇼크> 는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내년 3월 22일까지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공연 슬립 노 모어

공연 <슬립 노 모어(Sleep No More)> 스틸컷 [사진 제공=미쓰잭슨]
공연 <슬립 노 모어(sleep no more)> 스틸컷 [사진 제공=미쓰잭슨]

좌석 없는 호텔에서 관객이 선택하는 서사

2010년대 중반에 방탈출이 유행했던 시기가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단서를 찾고 퍼즐을 풀어 탈출해야 하는 방탈출 콘텐츠는 당시 홍대 강남 등 번화가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갔죠. 특히 공포, 스릴, 미스터리와 같은 방탈출의 주요 장르는 즉각적인 감정을 자극하며 영화, 드라마처럼 서사를 소비하되 관람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선택하며 경험하게 합니다. 이러한 방탈출의 콘텐츠를 활용해 연극으로 확장한 사례가 있습니다.

<슬립 노 모어(sleep no more)> 는 객석에 앉아 무대를 보는 기존의 공연 형식과는 달리 관객이 직접 무대가 되는 공간을 발로 뛰며 관람하는 이머시브 연극입니다. 줄거리는 고전 작품인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를 따라가는데요. 여러 층으로 된 매키탄 호텔 전체를 정해진 좌석과 동선 없이 배우들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발견하는 방식입니다. 흰 가면으로 배우와 구분된 관객들은 서랍을 열어 편지나 사진 같은 단서를 발견하기도 하는 등 소품 하나하나를 직접 살펴보며 이야기를 더듬어나갑니다. 어두운 조명과 음울한 분위기로 히치콕 영화 분위기의 어두운 미스터리 톤이 강하게 섞여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2011년 뉴욕 초연부터 관광 필수코스로 여겨졌던 연극 <슬립 노 모어> 는 2016년 상하이를 거쳐 올해 8월 한국에서 공식 개막했습니다. 공연은 전신 노출 장면이 있을 만큼 수위가 높아 19세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기존 공연계의 양상을 바꿨다고 평가받는 공연 <슬립 노 모어> 는 매키탄 호텔로 탈바꿈한 서울 중구 대한극장에서 내년 1월 31일까지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 개찰구를 나설 때면 ‘딸랑 딸랑’하는 소리에 고개를 들게 됩니다. 바로 구세군 자선냄비인데요. 연말을 맞아 자선냄비에도 따뜻한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명동의 자선냄비에는 “저는 50살이 넘었고 저보다 어려운 이웃 어린이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편지와 함께 인형 여러 개가 놓여 있었습니다. 또한 대전역 자선냄비에는 5원권 100장이 든 봉투를 조용히 건네고 간 기부자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이름 없이 놓인 마음들이 연말의 공기를 더 따뜻하게 데우는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따뜻한 연말을 보내시길 바라며 다음 주에도 색다른 문화예술을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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