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청소를 하려다 자칫하면 응급실 신세를 질 수 있다. 묵은 때와 곰팡이를 없애기 위해 락스에 다른 세제를 섞어 쓰는 잘못된 생각 때문이다. 흔히 더 강력한 세정력을 얻기 위해 두 제품을 혼합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욕실을 순식간에 유독성 기체로 채우는 위험한 선택이다.
두 성분이 만났을 때 발생하는 독성 기체는 호흡기에 심각한 손상을 입힌다. 무심코 더한 세제 한 방울이 평범한 욕실을 생명을 위협하는 '독가스실'로 만드는 셈이다.
락스와 세제 섞으면 '독가스' 발생
락스의 주성분인 차아염소산나트륨은 살균력이 뛰어나지만, 산성 계열의 물질과 만나면 치명적인 화학 반응을 일으킨다. 락스를 화장실용 세정제나 식초, 구연산과 섞었을 때 생성되는 물질이 바로 '염소가스'다. 이 기체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살상 무기로 쓰였을 만큼 독성이 강하다.
염소가스는 입자가 매우 작아 미세먼지 차단용인 KF-94 마스크로도 걸러지지 않는다. 마스크를 썼다고 안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 가스는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폐포 깊숙이 침투한다. 노출될 경우 화학성 폐렴이나 호흡 곤란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폐에 물이 차는 폐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피부와 호흡기 조직 녹이는 성질
락스는 단백질을 녹이는 성질이 있다. 머리카락을 락스 원액에 담가두면 15분 만에 녹아버릴 정도로 부식성이 강하다. 이는 인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피부에 닿거나 기체를 흡입하면 호흡기 점막과 조직이 손상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는 미량의 노출만으로도 폐 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있다. 밀폐된 욕실에서 장시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사용 시에는 반드시 창문이나 문을 활짝 열어 환기해야 한다. 청소 중 어지러움이나 눈 따가움이 느껴지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자리를 피해야 한다.
락스 대신 안전한 천연 세제 써야
위험 부담이 큰 락스 대신 과탄산소다나 구연산 같은 천연 세제를 쓰는 편이 낫다. 욕실 바닥의 찌든 때는 50~60도 정도의 온수에 과탄산소다를 녹여 닦으면 말끔해진다. 이때 치약을 조금 섞으면 연마력이 더해져 세정력이 좋아진다.
수전이나 거울에 낀 하얀 물때는 구연산 용액으로 닦아내면 깨끗해진다. 행주 소독 역시 락스에 담그기보다 물에 적셔 전자레인지에 30초에서 1분 정도 가열하는 방식이 안전하다. 락스 없이도 찌든 때 제거와 살균이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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