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뉴스통신사는 12월 17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신 전망을 인용해, 지역별로 석탄 소비 추세에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 세계 석탄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이날 발표한 연례 석탄 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석탄 수요가 전년 대비 0.5% 증가해 약 88억5천만 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각국이 재생에너지 확대와 탈탄소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가격 변동과 기상 여건 등 복합적인 요인이 석탄 사용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몇 년간 석탄 수요가 감소해 온 미국에서는 올해 수요가 약 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에너지기구는 그 배경으로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 시절 석탄 화력발전소의 퇴역 속도가 둔화된 점을 지목했다. 이에 따라 발전 부문에서 석탄의 역할이 다시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석탄 수요는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2025년 감소 폭은 지난 2년보다 현저히 작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올해 상반기 풍력과 수력 발전량이 줄어들면서, 전력 공급을 보완하기 위해 석탄 화력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 세계 석탄 수요 증가의 주요 동력으로 꼽혀 온 인도에서는 올해 오히려 석탄 발전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에너지기구는 몬순 시즌이 예년보다 앞당겨지고 강도가 강해지면서 수력 발전이 크게 늘어난 점이 석탄 발전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석탄 수요가 정점을 찍은 뒤 점차 안정세를 거쳐 감소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에너지기구는 향후 몇 년간 전 세계 석탄 수요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다가, 2030년부터 본격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석탄 수요 증가세가 2030년까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는 향후 몇 년 동안 인도가 전 세계에서 석탄 소비 증가폭이 가장 큰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며, 국가별 에너지 전환 속도의 격차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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