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호스피탈리티 테크 기업 H2O호스피탈리티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국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스테이블코인 기반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핵심 파트너로 참여한다. 단순 시스템 공급을 넘어, 관광객 결제와 환전 흐름의 실사용 구간을 맡는 역할이다.
H2O호스피탈리티는 19일 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ADI 재단과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H2O는 ADI 재단이 운영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ADI 체인’에서 여행 및 소비자 부문 주요 전략 파트너로 선정됐다.
ADI 재단은 중동 최대 지주사로 꼽히는 IHC(International Holdings Company) 그룹의 기술 자회사 시리우스 인터내셔널 홀이 설립한 조직이다. IHC의 자산 규모는 약 2,400억 달러로, UAE 정부 및 금융권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해 왔다.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UAE 정부가 추진 중인 디르함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이 있다. UAE 중앙은행 규제 아래 ADI 체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디르함 발행이 예고됐으며, 발행 주체로는 UAE 최대 은행인 FAB가 참여하고 IHC가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
H2O가 맡게 된 역할은 이 스테이블코인의 관광 분야 유통 창구다. H2O는 자사 스마트 체크인 시스템에 ADI 체인 솔루션을 연동해, UAE를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에게 비수탁형 모바일 월렛을 발행한다. 체크인 과정에서 월렛이 생성되고, 관광객은 이를 통해 디지털 디르함을 환전·보관·결제할 수 있게 된다.
비수탁형 월렛은 은행이나 거래소가 자산을 대신 관리하지 않고, 이용자가 개인 키와 자산 통제권을 직접 보유하는 구조다. 보안 책임이 사용자에게 돌아가는 만큼 접근성 설계와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다. H2O는 호텔 체크인이라는 기존 여행 동선을 활용해 이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UAE 전역에서는 이미 스테이블코인 기반 QR 결제 인프라 구축이 진행 중이다. H2O는 체크인부터 결제, 소비 기록까지 여행 전 과정을 블록체인 상에서 연결하는 구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관광 데이터와 결제 데이터가 결합되는 셈이다.
시장 규모도 작지 않다. UAE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연간 환전 수요는 약 2,173억 디르함에 달한다. 현지 환전 수수료는 평균 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디지털 디르함이 확산될 경우 환전 비용 절감과 결제 편의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스테이블코인 사용에 대한 관광객의 이해도, 각국 규제 환경, 비수탁형 월렛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사용자 책임 문제 등은 실제 확산 단계에서 검증이 필요하다. 국가 프로젝트라 해도 실사용 영역에서는 서비스 완성도가 성패를 가를 수밖에 없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글로벌 웹3 투자사 해시드도 기술 공동 개발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H2O는 이를 통해 모바일 월렛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H2O 이웅희 대표는 “UAE가 지향하는 디지털 자산 허브 전략의 핵심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며 “관광객이 블록체인 구조를 인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결제 환경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ADI 재단 아자이 바티아 이사회 의장은 “여행 경험 속에 ADI 체인을 녹여냄으로써 더 많은 방문객이 UAE의 디지털 경제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은 기술 시연이 아닌 실제 활용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최근 UAE와 전략적 협력을 강조하는 가운데, H2O는 관광과 핀테크를 잇는 실증 사례를 현지에서 구현하는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회사 측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중동 시장 확장을 본격화하고,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데이터·결제 인프라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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