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를 마치고 물기를 닦을 때 수건에서 퀴퀴한 냄새가 나면 불쾌지수가 올라간다. 이를 없애려 펄펄 끓는 물에 수건을 삶는 가정이 많다. 하지만 고온에 삶는 방식은 세균뿐만 아니라 면 섬유까지 손상시키는 지름길이다.
열기가 닿으면 원사가 약해져 표면이 거칠어지고 물을 빨아들이는 흡수력도 떨어진다. 섬유를 보호하면서 위생까지 챙기려면 무작정 삶기보다 올바른 세탁법을 따르는 편이 낫다. 아래는 수건의 수명을 늘리고 냄새까지 잡는 관리법을 정리했다.
삶기 대신 '산소계 표백제' 사용해야
고온 살균의 대안으로 꼽히는 것은 산소계 표백제인 '과탄산소다'다. 이 성분은 펄펄 끓는 물이 아닌 40~60℃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서도 충분한 세정력을 보인다. 물에 녹으면서 발생하는 '활성산소'가 섬유 틈새에 숨은 세균과 냄새 분자를 찾아내 분해하기 때문이다.
굳이 100℃의 고온에 노출하지 않아도 살균과 탈취가 가능하다. 고온으로 인한 섬유 변형이나 수축 걱정 없이 수건 본연의 부드러움을 유지할 수 있어, 삶는 방식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먼저 세숫대야나 큰 통에 온수를 넉넉히 받고 과탄산소다를 푼다. 가루가 물에 완전히 녹으면 수건을 넣고 약 20~30분간 담가둔다. 이때 오염이 심한 부분은 가볍게 주물러주면 좋다. 시간이 지나면 수건을 건져내 세탁기에 넣고 헹굼과 탈수 과정을 거치거나, 일반 세탁 코스로 마무리한다.
냄새 되살리는 주범은 세균 아닌 '습기'
수건을 깨끗하게 세탁했음에도 퀴퀴한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섬유 속에 남은 수분이 문제일 확률이 높다. 냄새의 직접적인 원인은 '모락셀라균'이라는 세균이다. 이 세균은 빨래가 덜 마른 상태에서 섬유에 남은 단백질이나 피지를 분해하며 불쾌한 냄새를 내뿜는 가스를 만들어낸다.
모락셀라균은 건조한 환경에서는 생존하기 어렵다. 하지만 섬유가 젖은 상태가 유지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특히 수건은 표면적이 넓은 고리 형태로 짜여 있어 일반 의류보다 수분을 오랫동안 머금는다. 축축한 환경은 모락셀라균이 증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된다.
따라서 냄새를 막으려면 세균을 없애려는 노력보다 세균이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써야 한다. 아무리 살균력이 강한 세제를 쓰더라도 건조 과정이 미흡하면 세균은 다시 번식한다.
섬유유연제는 피하고 '완전 건조' 집중
세탁이 끝난 수건은 세탁기에 방치하지 말고 즉시 꺼내 털어야 한다. 뭉친 올을 펴줘야 내부 공기 순환이 원활해져 건조 시간이 단축된다. 건조대를 쓸 때는 수건 사이 간격을 넓게 두어 바람길을 터주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면 자연 살균까지 챙길 수 있다.
이때 섬유유연제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유연제 성분이 섬유 표면에 얇은 기름막을 형성해 물기 흡수를 방해하고 건조를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수건 세탁의 목표는 향기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 신속하고 완벽하게 말리는 것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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