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23일 첫차부터 무기한 총파업”…연말 철도대란 ‘비상등’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동조합이 19일 오후 12시 30분 서울역 앞에서 ‘철도노조 총파업 돌입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국철도노동조합]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은 성과급 정상화를 놓고 정부와 교섭을 이어왔으나 협상이 진전되지 않자, 오는 23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연말 대규모 귀향·이동 수요가 겹치며 철도 운행 차질에 따른 교통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철도노조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당초 약속한 합의안을 그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철도노조는 오는 23일 오전 9시 열차 직종 첫차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파업 개시 당일 오후 2시에는 광화문 또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약 1만3000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하고 연말까지 쭉 관련 대회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철도노조는 지난 10일 정부의 성과급 정상화 약속을 전제로 임금교섭 잠정합의에 이르러 파업을 유보해 왔다. 여기서 성과급 정상화란 철도공사가 타 공공기관과 동일하게 성과급 지급기준을 기본급의 100%로 산정해 달라는 요구다.

잠정합의 당시 국토교통부는 철도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정상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철도노조가 확인한 결과 기재부는 성과급을 기본급의 100%가 아닌 90%를 기준으로 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0년 코레일은 정부 지침에 따라 기본급 중심 임금체계로 개편하며 임금구조 단순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다른 기관보다 10개월 늦게 마무리해 기재부로부터 영구 페널티를 받았다. 이 영향으로 코레일은 32개 공기업 중 유일하게 기본급의 80%만 성과급 산정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코레일보다 1년 늦게 정기상여금을 기본급에 산입한 다른 공기업이 약 1년간의 페널티 이후 현재는 기본급 100%를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양경수 위원장은 이날 오후 12시 30분 열린 ‘철도노조 총파업 돌입 긴급 기자회견’에서 투쟁 발언을 통해 “기재부가 오는 23일 예정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성과급을 정상화하겠다는 약속을 뒤집고 차별을 지속하려 한다”며 “이는 민간 기업 사용자들도 하지 않는 거짓말이자 기본적인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양 위원장은 이번 철도 노사 합의 파기가 강행될 경우 민주노총은 향후 정부와의 어떤 합의나 약속, 교섭도 의미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덧붙였다.

철도노조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조합원 1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교통량이 증가하는 연말연시 고속철도 KTX 경부·호남선을 비롯해 수도권 전철 1·3·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등 주요 노선에서 운행 차질이 우려된다. 지난해 연간 고속철도 이용객은 2023년 대비 5.4% 증가해 역대 최대인 1억1658만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