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네팔이 히말라야 고봉들에 쌓이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처음으로 등반객 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19일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당국이 이 같은 내용이 든 '히말라야 봉우리 청결 유지 5개년(2025∼2029년) 계획'을 최근 공개했다.
당국은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해발 8천848.86m) 등 봉우리에 등반객들이 버리는 쓰레기를 줄이고 과잉 등반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각 고봉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 등반객 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다만 이를 위한 구체적인 규정이나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사회적 거리 유지 문제로 등반객 수 제한 요구 목소리가 나왔고 많은 등반대가 중도에 등반을 그만두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등반객 수가 공식적으로 제한된 적은 없었다.
네팔 당국은 해발 8천m를 넘는 히말라야 14좌 등 국내 수많은 산봉우리의 쓰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골머리를 앓아왔다.
봉우리 베이스캠프와 온난화로 만년설이 녹으면서 묻혔던 등반객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되는 데스존(Death Zone) 등에는 옷, 산소통, 플라스틱, 일회용 의료용품, 캔류, 알루미늄 사다리, 로프 등이 널브러져 있다.
네팔 당국과 군, 시민단체 등에 의한 개별적인 청소 캠페인이 2000년대 초 이래 진행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었다.
이번에 나온 5개년 계획은 쓰레기양을 통제하기 위한 기존 규정을 더 잘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기존 규정 중 하나로 등반객은 2011년 이래 하산할 때 1인당 최소 8kg의 쓰레기를 되가져 오게 돼 있다.
5개년 계획에 따르면 등반객은 등반 전 히말라야 산맥 청결 유지 캠페인에 관한 설명회에 참석하고 하산 때 되가져오는 쓰레기양을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에베레스트를 31번 올라 역대 최다 등반 기록을 세운 셰르파(등반 안내인) 카미 리타는 최근 dpa 인터뷰에서 이전에 히말라야 쓰레기 수거 작업은 네팔 군에 맡겨졌다가 다시 셰르파들에게 위임되는 방식으로 운영됐는데 지속 가능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리타는 "쓰레기 수거 작업이 셰르파들에게 하나의 일거리로 주어져야 한다"며 "이것이 히말라야 봉우리들을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에베레스트 높이를 측정한 네팔 조사팀을 이끈 키믈랄 가우탐은 이번에 나온 계획이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면서 "이러한 노력이 올바른 방향을 향한 첫 걸음이지만 결국 어떻게 효과적으로 실행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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