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서정원 감독(55)이 5년 동안 지휘한 중국 프로축구 청두 룽청과 결별하면서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중국 슈퍼리그 청두는 18일 "서정원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청두는 또 "서정원 감독이 팀을 위해 이룬 탁월한 공헌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 그에게 구단 '공훈 감독' 칭호를 수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2013년부터 K리그 수원 삼성을 이끌다 2018년 12월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던 서 감독은 2021년 1월 당시 중국 갑급리그(2부)에 속해 있던 청두 사령탑에 올랐다.
서 감독은 부임 첫 시즌에 청두를 정규리그 4위로 이끈 뒤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2014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중국 1부리그인 슈퍼리그로 승격시켰다.
승격 첫해인 2022년 슈퍼리그 5위에 이어 2023년에는 4위에 오른 청두는 2024년에는 3위를 차지하면서 구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청두는 2025-2026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플레이오프를 거쳐 ACLE 리그 스테이지에 참가했다.
아울러 올 시즌 슈퍼리그에서 우승 경쟁까지 벌이다가 2년 연속 구단 최고 성적인 3위로 마감했다.
청두에서 보여준 지도력으로 서 감독은 중국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도 언급이 됐으나 구단은 오히려 시즌 중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잡음을 내면서 서 감독은 불편한 동행을 이어왔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애초 서 감독은 청두와 계약 시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하면 자동으로 3년 연장 계약을 하고 연봉도 두 배 오르는 옵션을 포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단이 플레이오프를 통한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계약 연장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생겼다.
서 감독은 또 통역과 의무진 교체, 선수 영입 및 이적 과정에서 배제됐다면서 구단이 코치진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청두를 떠나기로 한 서 감독의 현장 공백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서 감독은 높은 평가를 받아온 중국에 잔류할 가능성이 있다.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 등이 서 감독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령탑이 공석인 K리그 팀들도 적지 않아 서 감독의 주가는 더 오를 전망이다.
올 시즌 K리그1과 코리아컵 우승을 이끈 거스 포옛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전북 현대, 시즌 중 두 번이나 사령탑을 교체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K리그1 9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낸 울산 HD 등이 새 감독을 찾고 있다.
2년 연속 승격에 실패한 K리그2 수원도 서 감독이 선수와 지도자로 머문 인연이 있어 차기 행선지로 주목받고 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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