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티테크 기업 피피비스튜디오스(PPB Studios)가 IT 및 디지털 전환(DX) 전문기업 가디언즈랩(Guardians Lab)을 인수하고, 임덕만 가디언즈랩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회사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창업주 홍재범 총괄대표와 임덕만 대표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브랜드·사업 전략과 조직·기술 운영을 분리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번 결정은 피피비스튜디오스의 사업 방향 전환과 맞물린다. 회사는 그동안 브랜드와 커머스 중심으로 성장해 왔지만, 최근에는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뷰티테크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가디언즈랩 인수와 대표 선임은 그 전환을 본격화하는 수순으로 해석된다.
가디언즈랩은 삼성SDS, 토스, 크래프톤, 코인원 등 국내 주요 IT 기업 출신 개발자들이 주축이 된 조직이다. 그동안 약 300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조직 및 HR 컨설팅, 플랫폼·ERP·CMS 구축, 데이터 기반 DX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피피비스튜디오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외주 중심이던 개발 구조에서 벗어나 내부 기술 조직을 직접 보유하게 됐다.
가디언즈랩은 앞으로 피피비스튜디오스 전 사업 부문을 기술적으로 연결하는 DX 및 플랫폼 허브 역할을 맡는다. 국내외 법인 운영 체계를 표준화하고, 온·오프라인 사업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작업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단순한 시스템 구축을 넘어, 그룹 전반의 운영 구조를 기술 중심으로 재정비하는 역할이다.
임덕만 신임 대표는 조직과 IT, 운영 분야에서 21년 이상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삼성화재와 삼성경제연구소, 쿠팡, 배달의민족 등에서 조직 설계와 대규모 운영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그는 지난 7월부터 피피비스튜디오스에 합류해 조직 진단과 업무 프로세스 개편을 주도해왔다.
임 대표는 조직 인터뷰를 통한 구조 분석을 시작으로 재고·정산·유통 프로세스를 정비했고, 브랜드·유통·IT 조직 간 역할을 다시 나눴다. KPI 체계와 실행 구조도 재설계했다. 회사는 이런 변화가 운영 효율 개선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비용 구조와 실행 속도를 동시에 손봤다는 점에서 단기 성과로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수 효과는 자회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피피비스튜디오스의 자회사 윙크컴퍼니가 운영하는 뷰티렌즈 특화 플랫폼 ‘윙크(WINC)’는 브랜드와 IT 서비스를 연결하는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데이터 기반의 통합 운영 체계가 구축될 경우, 서비스 고도화와 수익 구조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브랜드 중심 기업에서 기술 중심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은 조직 문화와 의사결정 구조 전반의 변화를 요구한다. 내부 기술 내재화가 실제 경쟁력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향후 성과는 실행력과 시장 반응에 달려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임덕만 대표는 “온·오프라인을 하나로 묶는 과정에서 조직의 잠재력을 확인했다”며 “브랜드와 커머스를 넘어 IT와 데이터 기반의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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