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류 기술(Logistics Tech) 시장에서 한 스타트업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설립 4년 만에 정부와 산업계의 주요 상을 휩쓸며 기술력의 실체를 증명하고 나선 곳, AIoT 기반 물류 솔루션 기업 ‘윌로그(willog)’가 그 주인공이다.
윌로그는 최근 ‘2025 벤처창업진흥유공 대통령표창’을 비롯해 식약처장상, 특허대상 우수상 등 올 한 해만 5개의 주요 상을 거머쥐었다. 외형적 성장에 치중하는 여타 스타트업과 달리, 물류 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데이터 불일치와 가시성 확보 문제를 독자적인 기술로 해결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업계 전문가들이 윌로그의 성적표에서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기술의 실무 적용 능력이다. 윌로그는 복잡한 설비 도입 대신 ‘QR 코드’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운송 과정의 온도, 습도, 충격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한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과 식품 분야에서 보여준 성과는 독보적이다. 식약처가 요구하는 엄격한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 기준을 충족하며 수입식품안전관리 부문 식약처장상을 수상한 것은 단순한 모니터링을 넘어선 신뢰의 영역을 개척했음을 의미한다. 특허 대상을 받은 ‘운송 환경 센싱 및 처리 장치’ 기술은 운송 중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오류를 방지하고 AI로 원인을 분석하는 차세대 물류 솔루션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윌로그의 시선은 이미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을 향하고 있다. 배성훈·윤지현 각자대표는 2026년을 글로벌 확장과 지능형 물류 인프라 구축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당장 내년부터 해외 법인을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이 본격화된다. 일본 물류업계의 최대 현안인 ‘2024년 문제(인력난 및 물류대란)’ 해결을 위한 디지털 파트너로 나서는 한편,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동남아 의약품 콜드체인 허브 시장을 공략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도서 지역 특성에 맞춘 분산형 콜드체인 모델 구축을 위해 현지 협회(ICCA/ARPI)와 협력 체계를 가동했다.
영토 확장은 민간 영역에 그치지 않는다. 국토교통부의 ‘K-드론배송’ 체계와 연계해 긴급 의약품 배송 모니터링을 지원하며 공공 물류 안전 기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국방 혁신 기조에 맞춰 군수 물류의 가시성을 확보하는 지능형 플랫폼 구축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최근 기술 트렌드인 에이전틱 AI(Agentic AI)와 피지컬 인터넷(Physical Internet)을 접목해 국가 필수 물류 인프라를 고도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윌로그 앞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는 이미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기존 물류 거물들이 버티고 있다. 윌로그가 내세운 ‘데이터 신뢰의 표준’이 전 세계 현장에서 통용되려면 국가별로 상이한 물류 규제와 보안 표준을 얼마나 빠르게 흡수하고 현지화하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배성훈 윌로그 대표는 “올해 거둔 성과는 보이지 않던 물류 과정을 데이터로 증명하며 쌓아온 신뢰의 결과”라며 “2026년에는 대한민국에서 시작된 K-물류 기술이 전 세계 현장에서 데이터 신뢰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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