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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19일 외교부·통일부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남북관계 현황을 언급하며 “남북 관계를 요새 가끔 들여다보면 진짜 원수가 된 것 같다”면서 “과거에는 원수인 척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진짜 원수가 돼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민족 공동체라는 가치 이전에 현실적 이해관계만 놓고 보더라도 현재의 적대적 관계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주 현실적인 필요에 의해서 보면 굳이 심하게 다툴 필요가 없고, 적대성이 강화되면 경제적 손실로 바로 직결된다”며 “불필요하게 강대강 정책을 취하는 바람에 정말로 증오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군사적 조치와 관련해서도 기존 인식과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 이후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에 삼중 철책을 치고, 다리를 끊고, 도로를 끊고, 옹벽을 쌓았다”며 “북한이 남침을 준비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남쪽이 북침하지 않을까 걱정해 방벽을 쌓고 도로를 끊고 있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주장하며 남한을 “철천지원수의 남”으로 규정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어쨌든 현실은 그렇게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의 남북관계 악화를 “정략적인 욕망 때문에 이렇게 만들었다고 보여진다”고 평가하며, 상황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 간에 소통하고 대화하고 협력하고 공존 공영의 길을 가야 되는데 지금은 바늘구멍 하나도 여지가 없다”며 “접촉 자체를 원천적으로 거부하는 상황을 인내심을 가지고 개선해 나가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복원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정말로 쉽지 않다. 일종의 업보라고 할 수도 있다”며 “그렇다고 포기할 일도 아닌 것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내심을 가지고 선제적으로, 주도적으로 남북 간 적대가 완화되고 신뢰가 조금이라도 싹틀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그 역할은 통일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외교·안보 전반에 대해서도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드는 게 진짜 안보”라며 “평화가 가장 확실한 안보 정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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