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송언석 원내대표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전날 주요 대기업을 불러 고환율 대책을 논의한 데 대해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에 더 들여오는 방안을 논의했다는데, 기업에 알토란 같은 달러 자산을 내놓으라니 정부가 무슨 조폭이냐"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기업이 정상적으로 정당하게 누려야 할 환차익을 포기하고 보유 달러를 시장에 내놓으라고 협박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장경제 원리를 짓밟고 국가가 민간 재산을 강탈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국회에서조차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상대로 고함도 내지르는 김 실장이 직접 나서서 강권하니 기업 입장에선 아마도 저승사자로 보였을 수 있다"며 "군사독재 시절의 고압적·독선적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전날 정부가 발표한 외환건전성 대책에 대해서도 "감독조치 완화, 외환대출 영역 확대 등을 통해 당장의 달러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지만, 결국은 외환시장의 안전벨트를 완전히 망가뜨리는 발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환경이 급변할 경우 외환시장의 또 다른 리스크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480원을 넘어서자 7대 수출기업인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 LG전자, 롯데그룹,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의 최고재무관리자(CFO)를 불러 모아 협조를 구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 실장은 현재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이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연말이고, 보통 때보다 시장이 얕은 상황이라 작은 거래로도 충격이 클 수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당부했다.
김 실장은 홍콩·싱가포르 등 외국 금융시장에서 원화 약세가 오래 갈 것으로 전망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외국에서 정상적인 수준 이상으로 투자할 것도 아닌데 과다하게 달러를 유보하면 나중에 환차익으로 이익 보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작은 이익을 보려고 하지 말고 본업에 충실해달라"고 요청했다.
매체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회의 개최에 앞서 각 기업에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1~2월 환전계획 자료를 요청했다. 참석한 기업 7곳 중 3곳이 발언했는데, 한 기업은 일부 환헤지용 외환을 국내 시장에 내놓는 방향으로 외화를 운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신학 차관은 다음주 초 각 개별 기업들과 만나 내년 해외 투자 규모, 환헤지 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외환 시장 안정을 위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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