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끝내 뻣뻣했던 쿠팡…김범석 진정성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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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끝내 뻣뻣했던 쿠팡…김범석 진정성 보여라

이데일리 2025-12-19 07:01: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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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17일 쿠팡 청문회는 허무했다. 3370만명에 달하는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일어났지만 쿠팡의 ‘주인’은 끝내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아니, 청문회에 얼굴을 내비치지도 않았다. 대신 푸른 눈의 외국인 2명이 쿠팡을 대변하겠다고 자리에 앉았다. 여야 의원들의 질문이 거세질 때마다 그들은 “통역이 제대로 되는가”, “한국의 대표는 나”라며 동문서답하거나 회피하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쿠팡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사고 발생 이후 단 한 번도 자신의 얼굴을 내비치거나,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물론 쿠팡은 사고 발생 직후 사과문을 올리고 박대준 한국 쿠팡 대표가 국회 현안질의에 나와 고개를 숙이긴 했다. 하지만 김 의장 자신은 언제나 국민을 외면했다. 마치 “쿠팡은 미국기업이고, 한국 쿠팡의 일은 나와는 관계없어”란 느낌이다. 단순히 청문회를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사고 발생 이후 김 의장이 보여준 일관된 태도가 그렇다.

이날 청문회를 보던 타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가 말했다. “김 의장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확실히 자신은 미국인이고, 쿠팡은 미국 기업이라는 걸 확실히 한 것 같다. 한국 기업이었으면 말이 안 됐을뿐더러 한국 기업의 오너였다면 구성원들을 위해서라도 저 자리에 나갔을 터인데, (우리 기업들과는) 결이 180도 다른 듯 하다.”

맞는 말이다. 2022년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때만 봐도 계열사에서 불거진 사고였지만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밤늦게 국회를 찾아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쿠팡 사태는 국민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더 심각한 사안임에도 김 의장은 얼굴조차 내보이지 않았다. 보안사고도 큰 문제이지만, 그 이후 보여준 쿠팡과 김 의장의 태도는 실망스럽다. 그간 쿠팡이 우리 사회에 기여한 모든 것들이, 이번 사태와 청문회를 기점으로 한번에 무너진 모습이다.

기업에겐 사회적 책임이 있다. 단순히 이윤만 추구하는 걸 넘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스스로 고려해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 때문에 예기치 못한 큰 사고·사건이 발생하면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없더라도 기업의 총수나 최고경영자는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인다. 이는 기업의 본사가 어느 나라인지에 따라 달라질 문제가 아니다. 쿠팡은 미국 기업이고, 김 의장도 미국인이다. 하지만 지금의 쿠팡을 키운 곳은 바로 대한민국이다. 김 의장 본인이 쿠팡의 근간을 내부에서 갉아먹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범킴’(김 의장의 미국명)은 이제 진정성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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