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적인 제안이었지만, 간신히 뿌리쳤습니다. 이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유럽)에서도 글로벌 AI 기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 11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스타트업 축제 '슬러시 2025' 무대에 오른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러버블(Lovable)'의 CEO 안톤 오시카(Anton Osika)는 미국 실리콘밸리 이전 권유를 거절했던 일화를 공개했다. 기업도, 투자자도 실리콘밸리를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그의 자신감이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는 한 달 만에 자신의 포부가 허황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스웨덴 인공지능 기업 러버블은 지난 7월 18억 달러였던 몸값을 불과 5개월 만에 66억 달러(약 9조 7000억원)로 불려내며, 전 세계 투자자들을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불러 모았다. 인공지능 업계의 거물들이 'AI 버블'을 우려하는 가운데 압도적인 실적으로 그 우려를 잠재운 셈이다.
허사비스의 '서늘한 경고'를 실적으로 반박하다
인공지능(AI)의 대부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는 최근 "실적 없는 수조 원 가치 스타트업은 지속 불가능하다"며 시장에 경종을 울렸다. 특히 그는 아무 성과 없는 초기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의 밸류에이션을 받는 현상을 "닷컴 버블보다 10배 더 위험한 징후"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스톡홀름의 신성 러버블은 허사비스가 요구한 '실적'을 압도적인 수치로 증명하고 있다. 러버블은 출시 8개월 만에 연간 반복 매출(ARR) 1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불과 4개월 뒤 그 두 배인 2억 달러(약 2700억원)를 돌파했다.
"1%의 개발자가 아닌 99%의 빌더를 위해"
러버블 광풍의 핵심은 '바이브 코딩(Vibe Coding)'에 있다. 기술적 지식이 전혀 없어도 AI와 채팅하며 결과물의 '느낌(Vibe)'만 제시하면 앱과 웹사이트를 뚝딱 구축해 주는 기술이다.
아이디어는 있으나 기술이 없던 '99%의 인류'에게 개발자의 능력을 부여한 것이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설립 2년 만에 17600%라는 경이로운 성장을 기록했으며, 현재 매일 10만 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러버블 플랫폼 위에서 탄생 중이다.
우버·도이치텔레콤 등 글로벌 테크 기업도 '열광'
러버블은 허사비스가 경계한 '허상의 스타트업'들과 궤를 달리한다. 클라나(Klarna), 우버(Uber), 젠데스크(Zendesk)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도 이미 러버블의 플랫폼을 도입했다.
우버(Uber)의 제품 관리자는 3개월이 걸릴 작업을 단 30분 만에 프로토타입으로 완성했고, 도이치텔레콤은 몇 달씩 걸리던 UI 의사결정 과정을 며칠로 단축하며 생산성 혁명을 경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율 에이전트 시대, '사이버 방어'라는 숙제
하지만 광풍 뒤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허사비스는 향후 2~3년 내에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 에이전트'가 등장할 것이며, 이에 따른 보안 위협이 비약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버블 역시 이번에 확보한 3억 3000만 달러(약 4800억원)의 자금을 단순한 기능 확장을 넘어, 데이터베이스와 결제 시스템 등 완전한 앱 구축을 위한 인프라 강화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에이전트가 주도하는 미래에서 보안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러버블에게도 숙제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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