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배경훈)가 주최하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소장 김형철)가 주관하는 '2026 SW산업전망 컨퍼런스(Software Prospect Conference)'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그리고 대전환'을 주제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인공지능 전문언론 AI포스트(AIPOST)는 국내외 AI·SW 산업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분야별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시장 전망과 전략적 대응 방향을 심도 있게 전달하기 위해 이번 컨퍼런스의 주요 내용을 특집 시리즈로 소개하고자 시리즈를 기획했다. <편집자주>편집자주>
“32큐빗(Qubit)의 양자 컴퓨터만으로도 100년 걸릴 계산을 단 1초 만에 해낼 수 있다. 이제 양자 컴퓨팅은 AI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며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양자 정보 이론 및 알고리즘 분야의 선구자인 안도열 서울시립대학교 석좌교수는 '2026 SW산업전망 컨퍼런스'에서 양자 컴퓨팅이 가져올 거대한 변화의 파도를 예고했다. 그는 최근 노벨 물리학상이 AI와 양자 기술 분야에서 잇따라 배출된 점을 언급하며, 양자 기술이 더 이상 이론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산업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강조했다.
"100년의 계산을 1초로 단축하는 마법”
안 석좌교수는 기존의 0과 1이라는 디지털 비트 체계를 넘어서는 ‘양자 중첩’의 힘을 역설했다. 비가 온 뒤 무지개에 일곱 빛깔이 섞여 있듯, 양자 비트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어 연산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인다는 설명이다.
그는 “64큐빗의 완벽한 양자 컴퓨터가 등장한다면 기존 컴퓨터로 만 년이 걸릴 계산을 1초 만에 끝낼 수 있다”며, 특히 AI 모델 학습의 핵심인 ‘거대 행렬 곱셈’에서 양자 컴퓨터가 압도적인 성능 향상(Speed-up)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의료 혁명의 신호탄…심혈관 진단부터 췌장암 치료까지”
안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양자 컴퓨팅을 이용해 의료 분야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유체 역학의 난제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양자 알고리즘으로 풀어내어 심혈관 질환을 진단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기존에는 심혈관 협착을 진단하기 위해 몸을 절개하는 침습적 방법을 썼지만, 양자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면 CT 영상만으로도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안 교수의 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퀀텀 챌린지에 선정돼 심혈관 질환 예측 알고리즘의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며,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함께 췌장암 약물 전달 최적화 연구 등도 수행하고 있다.
“HPC와 양자의 공존…하이브리드 컴퓨팅이 대세”
안 교수는 현재의 양자 컴퓨터가 노이즈(Noise)가 많은 ‘NISQ(고잡음 중간규모 양자)’ 단계에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고성능 컴퓨팅(HPC)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향후 수십 년간 표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엔비디아(NVIDIA)가 ‘쿠다 퀀텀(CUDA Quantum)’을 통해 QPU(양자 처리 장치)를 GPU 시스템에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그 증거다.
그는 “CPU와 GPU, 그리고 QPU가 결합된 형태의 연산 체계가 구축될 것”이라며, 반도체 공정 최적화, 물류(로지스틱스) 효율화 등 복잡한 최적화가 필요한 산업 전반에 양자 기술이 침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자 시대의 인재…선형대수와 양자역학이 필수 역량”
강연을 마무리하며 안 교수는 미래를 준비하는 인재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남겼다. 2026년 양자 상용화 시대를 앞두고 갖춰야 할 핵심 역량으로 ‘학부 수준의 양자역학’과 ‘대학원 수준의 선형대수’를 꼽았다.
그는 “양자 기술의 진입 장벽은 높지만, 수학적 기초와 물리적 이해를 갖춘다면 AI와 양자가 결합된 새로운 문명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격려했다. 27년간 양자 기술 외길을 걸어온 석학의 시선은 이제 단순한 연산을 넘어 생명을 살리는 실전적 해법으로 향하고 있다. 양자 컴퓨팅이 AI와 결합해 의료와 산업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2026년 ‘양자 상용화’의 문턱에 인류가 서 있다는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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