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프랑스 작가 라 퐁텐의 우화집에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구절이 있다. 여러 사람이 각기 다른 길을 선택하지만 결국 한 목표 지점인 ‘로마’에 다다르게 된다는 이야기다.
현대에 와서 인천시 또한 ‘모든 길이 통하는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모든 길은 인천으로 통한다는 뜻의 ‘All Ways Incheon’은 2016년부터 인천시의 지향점이다. 인천의 하늘길, 바닷길, 역사의 길, 문화의 길, 세계로의 길 등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의 관문도시 인천은 이제 비행 3시간 이내에 147개 100만 도시를 연결할 수 있는 아시아의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해 인천항만, 고속도로, 전철 등 모든 주요 길을 갖고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인천은 다양한 길을 바탕으로 바이오, 항공, 제조, 반도체 등 산업의 중심지로서의 위상 또한 갖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산업의 중심지이며 허브도시라는 인천시의 가치는 오히려 우리에게 새로운 숙제를 내준다. 그렇다면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하는 미래의 길은 어디로 뻗어 나가야 할까.
그 길은 새로운 기술과의 융합, 그리고 인재를 통한 혁신에 있다. ‘길의 도시 인천’은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이제 바이오산업의 대표적인 도시로 성장했다. 특히 송도국제도시는 2003년부터 조성된 대규모 바이오클러스터를 기반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앵커 기업을 포함한 80여개의 기업과 연구기관이 집적해 있다. 11월 개소한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와 글로벌바이오캠퍼스를 통해 전 세계 바이오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바이오 허브도시로 자리 잡았다.
‘2025 인공지능—바이오 송도 콘퍼런스’는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바이오와 인공지능(AI)의 융합, 그리고 전 세계 슈퍼스타들이 함께 모이는 새로운 시도의 장이었다.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 황태현 교수는 기존에 2주 이상 걸리던 암 진단을 AI 기반으로 1분 안에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세계 초일류 수준의 정밀의료 진단기술을 선보였다. 스탠퍼드대 출신 리시연 교수는 전 세계 1만5천명이 넘는 한인생명과학자 네트워크인 K-바이오 X와 인천시와의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그 외에도 케임브리지대 퀀텀연구센터 한남식 교수 등 전 세계 석학들이 인천으로 모였다.
최근 ‘AI-항공우주 심포지엄’ 또한 AI와 항공우주의 융합을 모색했고 미국 퍼듀대와 캠퍼스 및 연구개발(R&D)센터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이뤄졌다. 인천이 갖고 있는 우수한 항공 인프라, 하늘길을 활용하고 하늘의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인천지역 학생들이 우주항공 분야 세계적 수준의 전문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는 앞으로도 많은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고 혁신과 성장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비록 그 길이 처음 가는 길이고 어려운 길이라도 말이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이 주는 함의가 우리 인천시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아닐까 한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그리고 그 선택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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