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銀, 기준금리 0.75%로 인상 유력···30년 만에 최고 수준 전망

▲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7월 31일 일본은행 도쿄 본사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일본은행이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내년 이후에도 추가 인상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0년 만에 최고 수준의 금리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이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인식이 일본은행 내부에서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5%에서 0.75%로 0.25%포인트(p)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995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기준금리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이후, 같은 해 7월 기준금리를 0~0.1%에서 0.25% 수준으로 올렸고, 올해 1월에는 다시 0.5%로 인상했다. 이번 인상까지 포함하면 불과 1년여 사이에 기준금리를 세 차례 끌어올리게 된다.

닛케이는 일본은행이 내년 이후에도 금리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금리가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인 데다, 주요국과 비교해 정책금리 수준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일본은행 내부에서는 “정책금리가 0.75%가 되더라도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는 인식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금리 인상을 앞두고도 엔화 강세가 나타나지 않는 점이 추가 인상 논리에 힘을 싣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일 금리 차가 축소되면 엔/달러 환율이 하락하지만, 최근 환율은 155엔대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수입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어 일본은행으로서는 금리 인상을 통한 대응 필요성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닛케이는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 과정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과 조율을 이어왔다”며 “이번 인상과 2026년 이후의 금리 인상 노선에 대해 정치권의 두드러진 반발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본은행은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냉각시키지도 않는 ‘중립 금리’ 개념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를 1~2.5% 수준으로 설명해 왔다. 

기준금리를 0.75%로 올리더라도 중립 금리의 하단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는 점에서, 향후 경제 여건에 따라 기준금리와 중립 금리 간 격차를 점진적으로 줄여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