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장의 지형도가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구글이 자사의 최첨단 모델 제품군을 확장하며, 속도와 경제성을 극대화한 '제미나이 3 플래시(Gemini 3 Flash)'를 전격 공개했다. 단순히 빠른 모델을 넘어 박사급 추론 능력을 갖춘 인텔리전스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출시된 제미나이 3 플래시의 핵심은 '파레토 최적(Pareto frontier)'의 확장이다. 통상 AI 모델은 성능이 높으면 속도가 느려지고 비용이 비싸지기 마련이지만, 구글은 이 공식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공개된 데이터에 따르면, 제미나이 3 플래시는 GPQA Diamond(90.4%) 등 박사 수준의 지식 벤치마크에서 대규모 최첨단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기존 최고 사양 모델 중 하나인 '제미나이 2.5 프로'를 전 지표에서 크게 따돌렸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시각 이해 능력을 측정하는 MMMU Pro에서도 81.2%를 기록, 상위 모델인 '제미나이 3 프로'와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성능은 올라갔지만 문턱은 낮아졌다. 입력 토큰 100만 개당 0.5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 책정은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기업들에 매력적인 선택지다. 구글 측은 라이브 트래픽 측정 결과, 일상적인 작업에서 제미나이 2.5 프로 대비 약 30% 적은 토큰을 사용하면서도 더 정확한 결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개발자들의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특히 코딩 에이전트 역량을 평가하는 'SWE-bench Verified'에서 78%를 기록하며 상위 모델인 제미나이 3 프로마저 제쳤다. 이는 낮은 지연 시간(Latency)이 필수적인 '에이전트 기반 코딩' 영역에서 압도적인 효율을 보여준다는 의미다.
구글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에이전트 개발 플랫폼 '구글 안티그래비티(Google Antigravity)'를 함께 내놓았다. 개발자들은 이를 통해 복잡한 영상 분석, 고도화된 데이터 추출, 실시간 인터랙티브 앱 구축 등에 제미나이 3 플래시를 즉각 투입할 수 있다. 세일즈포스, 피그마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이미 비즈니스 혁신에 이 모델을 채택한 배경이기도 하다.
일반 이용자들에게도 변화의 바람이 분다. 제미나이 앱의 기본 모델이 기존 2.5 플래시에서 3 플래시로 전격 교체되면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이용자가 추가 비용 없이 차세대 인텔리전스를 경험하게 됐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멀티모달(Multimodal) 처리 속도다. 사용자가 골프 스윙 영상을 올리면 실시간으로 자세를 분석해 교정 계획을 세워주고, 오디오 녹음 파일을 학습해 즉석에서 맞춤형 퀴즈를 만들어준다. 심지어 코딩 지식이 전혀 없는 일반인도 음성 명령만으로 몇 분 만에 실제 작동하는 프로토타입 앱을 제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구글은 이번 출시를 통해 제미나이 3 프로, 딥 씽크에 이어 플래시까지 완벽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검색 엔진에도 AI 모드가 순차 적용되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포털 및 AI 기업들과의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제미나이 3 플래시는 구글 AI 스튜디오 및 버텍스 AI 등을 통해 프리뷰 형태로 제공되고 있으며, 조만간 구글 검색 AI 모드 등 모든 서비스에 전면 배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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