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불자 다시 돌아왔다…" 무려 80톤 넘게 쏟아진다는 '한국 생선'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찬 바람 불자 다시 돌아왔다…" 무려 80톤 넘게 쏟아진다는 '한국 생선'

위키푸디 2025-12-18 16:55:00 신고

3줄요약
도루묵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도루묵 자료 사진. / 위키푸디

겨울 바다 기운이 깊어질수록 동해안 항구의 하루는 더 이르게 시작된다. 아직 해가 떠오르기 전, 어둠을 가른 불빛을 달고 어선들이 하나둘 부두로 들어온다. 경매가 열리는 어판장 바닥에는 갓 잡아 올린 생선들이 쏟아지듯 쌓이고, 은빛 비늘 사이로 찬 공기와 뒤섞인 김이 피어오른다. 이 계절이 되면 빠지지 않고 모습을 드러내는 생선들은 바로 '도루묵'과 '양미리'다.

주문진항과 속초항에는 두 어종을 가득 실은 어선이 연이어 입항했다. 새벽 경매가 시작되자 어판장에는 알이 꽉 찬 도루묵과 양미리가 산처럼 쌓였고, 위판이 끝난 뒤에도 물량은 곧바로 난전과 인근 수산시장으로 이어졌다. 항구 주변 상점과 노점에는 손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부두 일대는 하루 종일 분주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실제 수치로도 변화가 확인된다. 지난 10일 강원도 글로벌 본부 집계에 따르면 11월 말부터 12월 초 사이 도루묵 주간 어획량은 80톤을 넘어섰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같은 기간 양미리 역시 160톤 이상이 위판되며 어획 증가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속초·주문진으로 몰린 겨울 어획

도루묵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도루묵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지역별 흐름을 보면 집중 양상이 더 분명하다. 양미리는 속초항에서 가장 많은 물량이 위판됐다. 한 주 동안 속초에서만 140톤이 넘는 양미리가 거래됐다. 강릉과 고성에서도 어획이 이어졌지만, 전체 물량의 상당 부분은 속초에 쏠렸다. 도루묵 역시 주문진항과 속초항을 중심으로 어획이 이어졌다.

어획이 늘면서 위판 금액도 함께 움직였다. 도루묵은 11억 1500만원으로 전주 대비 56% 늘었고, 양미리는 3억 8900만원으로 21% 증가했다. 현장에서는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며 가격 부담이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시기를 넓혀 보면 상황은 다르게 보인다. 최근 몇 주 동안 어획이 집중된 것은 사실이지만, 누적 기준으로 보면 아직 평년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도루묵은 올해 초부터 12월 초까지 누적 어획량이 200톤 수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늘었지만, 장기 평균에는 못 미친다.

양미리도 비슷하다. 단기 어획은 늘었지만, 누적 어획량은 500톤대 초반에 머물렀다. 과거 평균과 비교하면 200톤 이상 적다. 현재 흐름은 특정 시기에 어획이 집중된 결과에 가깝고, 전체 물량이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름부터 이야기가 되는 생선, 도루묵

도루묵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도루묵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도루묵은 겨울 동해안을 상징하는 생선이다. 이름부터 사연을 품고 있다.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피난길에서 맛본 생선을 두고 ‘은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전쟁이 끝난 뒤 다시 먹어본 뒤 평이 달라졌고, 그 과정에서 지금의 이름이 붙었다는 설화가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도루묵은 맛보다 이름이 먼저 떠오르는 생선으로 기억되기도 한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평가가 달라진다. 산란기를 앞둔 암컷 도루묵은 뱃속에 알이 꽉 차 조림이나 찌개로 끓이면 국물이 진하고, 수컷은 살이 담백해 구이로 즐기기 좋다. 

겨울 난전 풍경을 만드는 생선, 양미리

양미리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양미리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양미리 역시 겨울철 동해안을 대표하는 생선이다. 몸집은 손바닥 길이 정도로 작지만, 뼈가 부드러워 머리부터 꼬리까지 통째로 먹을 수 있다. 내장을 따로 제거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아 손질 과정이 간단하다. 

조리 방식은 단순하다. 연탄불이나 숯불 위에 올려 빠르게 굽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늘을 긁거나 칼질할 필요 없이 불 위에 그대로 올려놓는다. 불길이 닿으면 겉은 금세 마르고, 속은 촉촉하게 익는다. 굽는 과정에서 기름이 떨어지며 불꽃이 튀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바닷가 난전에서는 양미리를 여러 마리씩 철사나 꼬치에 엮어 한 번에 굽는다. 손님 앞에서 바로 구워 종이 접시나 호일에 담아내는 방식이 대부분이며, 소금만 살짝 뿌리거나 별다른 양념 없이 내놓는 경우가 많다. 

 

행사 끝나도 어획은 이어진다

도루묵 행사 자료 사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사진입니다. / 위키푸디
도루묵 행사 자료 사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사진입니다. / 위키푸디

속초에서는 11월 초부터 중순까지 양미리와 도루묵을 앞세운 지역 행사가 열렸다. 일정은 이미 마무리됐지만, 조업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행사가 끝난 뒤 본격적인 물량이 풀리며 어판장 분위기가 더 살아났다는 말도 나온다.

12월 중순은 현지에서 가장 신선한 시기로 꼽힌다. 산란기를 앞둔 시점이라 알 상태가 좋고, 바다 여건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이 때문에 현지 상인들 사이에서는 지금이 맛과 상태를 함께 보기 좋은 때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구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주문진항이나 속초항처럼 위판장이 있는 곳을 찾는 게 가장 확실하다. 오전 경매가 끝난 뒤 난전으로 풀리는 물량은 회전이 빠르다. 도루묵은 전년보다 물량이 늘어 선택 폭이 넓은 편이다. 양미리는 날마다 가격 변동 폭이 커 방문 시 확인이 필요하다.

4컷 만화. / 위키푸디
4컷 만화. / 위키푸디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