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글로벌 패션·섬유 브랜드들의 요구가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친환경 원단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넘어 어떤 공정에서 얼마만큼의 탄소가 배출됐는지를 제품 단위로 설명하라는 요구가 현실이 되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지속가능 섬유 기준이 강화되면서 국내 섬유 기업들 역시 탄소 데이터 관리 역량이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원사·염색·가공·봉제 등 공정이 길고 복잡한 섬유 산업 특성상 전 과정의 탄소배출 정보를 하나로 연결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동안 섬유 산업의 탄소 관리는 개별 공정이나 사업장 단위에 머물러 있었고 제품 전체를 설명할 수 있는 전주기 데이터 체계는 사실상 부재했다.
◇섬유 전주기 탄소관리 국책 연구 본격화
이 같은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글래스돔코리아는 섬유전문연구기관 DYETEC연구원과 협력해 섬유 산업 전주기 탄소발자국 관리 플랫폼 구축을 위한 국책 연구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 연구개발의 핵심은 섬유 제품의 제조·유통·사용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있다. 섬유 산업 특성에 맞춘 전주기 탄소 데이터 수집·분석 체계를 마련해, 산업 전반의 탄소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글래스돔코리아는 DYETEC연구원의 섬유 산업 전문성과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기업들이 활용 가능한 탄소관리 인프라를 설계하고 있다. 연구 중심에 머무르기보다, 향후 산업 현장 적용을 염두에 둔 구조라는 점이 특징이다.
◇“섬유 산업, ‘전주기 관리’ 없이는 글로벌 대응 어렵다”
함진기 글래스돔 대표는 “섬유 산업은 공정이 길고 공급망이 복잡해 특정 공정만 관리해서는 제품 단위 탄소를 설명할 수 없다”며 “이제는 원단이 만들어지고 소비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데이터로 연결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EU를 중심으로 강화되는 환경 규제는 섬유 산업에도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며 “전주기 탄소관리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글로벌 브랜드의 공급망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섬유 산업 특성 반영한 ‘현실적인 탄소 데이터’ 구축이 핵심
이번 국책 연구는 섬유 산업의 구조적 특성을 반영한 탄소 데이터 관리 모델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원사부터 염색, 가공,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함 대표는 “섬유 산업의 탄소 관리는 계산식이 아니라 데이터 구조의 문제”라며 “현장에서 실제 수집 가능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전주기 관리 체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책 연구를 넘어 산업 표준으로
글래스돔코리아는 이번 연구개발을 통해 섬유 산업 전반에 적용 가능한 전주기 탄소관리 모델을 제시하고 향후 글로벌 환경 규제 대응에 필요한 데이터 인프라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함 대표는 “섬유 산업의 지속가능성은 선언이 아니라 데이터로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이번 국책 연구가 국내 섬유 기업들이 변화하는 글로벌 기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산업통상자원부(MOTIE)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기사입니다. (No. RS-2025-0263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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