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이버 보안 업계의 다크호스로 꼽히는 인공지능(AI) 기업 에스투더블유(S2W)가 유럽 시장의 심장부라 불리는 그리스 공공 보안 시장을 뚫었다.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정부 기관의 핵심 보안 파트너로 선정되면서, K-보안 AI의 글로벌 스케일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S2W(대표 서상덕)는 그리스 정부 기관에 자사의 AI 기반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CTI) 솔루션 ‘퀘이사(QUAXAR)’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한 중동 시장 진출에 이은 또 하나의 굵직한 해외 성과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리스는 단순히 지중해의 관광 국가가 아니다. 유럽연합사이버보안청(ENISA) 본부가 소재한 국가로, EU 전체의 사이버 안보 정책과 협력이 논의되는 상징적인 거점이다. 이런 환경에서 외산 솔루션, 특히 한국의 스타트업 기술이 채택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스 정부는 최근 다크웹과 텔레그램 등 음성적인 채널을 통해 확산되는 국가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2W의 퀘이사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방대한 양의 다크웹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신종 위협 징후를 선제적으로 포착하는 역량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정부 기관의 엄격한 성능 검증(PoC)과 안전성 검토를 통과했다는 것만으로도 국제적 수준의 기술 신뢰성을 입증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S2W의 전략은 명확하다. 정부 기관(B2G) 공급으로 쌓은 공신력을 바탕으로 민간 기업(B2B) 시장까지 장악하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다. 실제로 S2W는 대만 증권거래소와 철도청 등 공공기관 레퍼런스를 확보한 뒤, 이를 지렛대 삼아 글로벌 해운사인 ‘에버그린 해운’을 고객사로 끌어들이며 전략의 유효성을 증명한 바 있다.
이번 그리스 진출 역시 유럽 내 여타 공공 부문은 물론, 보안 수요가 급증하는 민간 대기업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이유경 S2W 해외사업총괄은 "중동에 이어 유럽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사업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기술 경쟁력을 더욱 정교화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높여가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 보안 시장은 로컬 보안 업체들의 입지가 탄탄하고 국가별로 데이터 규제가 상이해, 단순히 기술력이 좋다고 해서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받기는 어렵다. 그리스 정부라는 우량 고객을 확보한 만큼, 현지 운영 지원 체계를 얼마나 신속하게 구축하고 유럽 특유의 보안 컴플라이언스에 유연하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스케일업의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안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매번 고전했던 ‘일회성 수출’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2W가 이번 계약을 발판 삼아 유럽 시장에서 독보적인 AI 보안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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