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기술 인재 전면 배치…SDV 전환 ‘가속’

현대자동차그룹 만프레드 하러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왼쪽)과 정준철 제조부문장 사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연구개발(R&D)과 핵심기술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주도할 핵심 인사로 만프레드 하러 R&D본부 차량개발담당 부사장과 정준철 제조부문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18일 현대차그룹은 2025년 연말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성과주의 기조를 이어가며 글로벌 불확실성과 공급망 리스크 해소에 기여한 리더를 승진시키고, 분야별 전문성을 중심으로 대대적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연구개발(R&D)본부장에는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하러 사장은 2024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한 이후 제품 개발 전반을 주도하며 차량의 기본 성능 향상을 이끌고, 현대차·기아의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R&D본부장을 맡은 그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의 기술 경쟁력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함께 승진한 제조부문장 정준철 사장은 완성차 생산기술을 담당하는 제조솔루션본부와 수익성과 공급망 관리의 핵심인 구매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정 사장은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구축에 집중해 하드웨어 제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 국내공장을 총괄하는 국내생산담당 겸 최고안전보건책임자는 현대생기센터 최영일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제조기술 엔지니어링에 정통한 최 부사장은 기술 중심 공장으로 조직을 재편하면서 국내 공장의 기술력을 공고히 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5일 사임한 송창현 AVP(첨단차량플랫폼) 본부장(사장)의 후임은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2명의 사장 승진자를 SDV 체계 전환의 핵심 포지션에 발탁했으며, 엔지니어링 전문가를 국내생산담당으로 임명해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공석인 AVP본부장은 후임자를 빠른 시일 내 선임할 계획이다. 

북미 지역의 성과를 바탕으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 윤승규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본사 미주실장, 미국·캐나다 판매법인장을 거치며 비즈니스 전문성과 북미 시장 인사이트를 보유한 판매 전문가다.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임명과 승진 인사도 단행됐다. 현대제철 신임 대표이사로 현대제철 생산본부장 이보룡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임명됐으며, 현대카드 조창현 대표와 현대커머셜 전시우 대표가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3년부터 현대제철 대표이사를 맡은 서강현 사장은 그룹 기획조정담당으로 이동해 그룹사간 사업 최적화를 주도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사장 승진 4명 이외에도 부사장 14명, 전무 25명, 상무 신규선임 176명 등 총 219명을 승진시켰다. 특히 40대 차세대 리더와 기술인재를 적극 발탁했다. 상무 신규선임 대상자 중 40대의 비율은 2020년 24% 수준에서 올해 절반 가까이로 상승했다. 전체 승진 대상자 중 30% 가까이 R&D와 주요 기술 분야에서 발탁·승진시키며 기술인재 중심의 인사철학을 이어갔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불확실성의 위기를 체질 개선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 인적 쇄신과 리더십 체질 변화를 과감하게 추진했다”며 “SDV 경쟁에서의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혁신적인 인사와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