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통일교 본부인 '천정궁' 방문 의혹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회피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통일교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나 의원은 지난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통일교 연루 의혹 관련 질의를 받았습니다. 진행자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 내용을 거론하며 천정궁 방문 여부를 묻자, 나 의원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다"며 "참 어이가 없다는 말씀 이상 더는 드릴 게 없다"고만 반복했습니다.
특히 진행자가 재차 "천정궁에 가시긴 가셨나"라고 구체적으로 질문하자, 나 의원은 "제가 더 이상 말씀 안 드리겠다고 말씀드렸죠"라며 끝까지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천정궁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머무르는 통일교의 본부로, 이곳 방문 여부는 통일교와의 접촉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앞서 민중기 특검팀은 윤영호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토대로 "나경원 의원이 천정궁에 방문한 사실은 있으나 금품 수수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전 본부장은 정치권 인사 5명에 대한 통일교 지원 내역을 특검에 진술한 바 있으며, 나 의원이 이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 의원은 자신의 의혹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민주당을 향한 공세는 한층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민주당이 2차 특검을 하겠다고 하면서 우리가 얘기하는 통일교 특검은 안 받겠다고 한다"며 "너무 의도가 보이지 않나"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나 의원은 "조은석 특검이 결론을 말했는데 남은 건 결국 정치보복, 야당탄압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민중기 특검은 전재수 전 장관에 대한 진술이 이미 지난 8월 초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의원실을 압수수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통일교와 관련해서는 전재수 전 장관부터 시작해 세 분이 지금 수사 대상으로 된 것으로 보인다"며 "금품 수수 의혹이 있느냐의 문제, 그리고 그 사이에 어떤 부당한 거래가 있었느냐를 하나하나 명명백백하게 밝히기 위해서는 수사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나 의원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여당 측에서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천정궁 관련 답변은 왜 얼버무리느냐"며 "이러니 국힘당의 통일교 특검 주장이 정치공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당당하면 국가수사본부 수사에 응하라"며 "내란 그리고 김건희 물타기 정도껏 하라"고 덧붙였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18대부터 21대까지 국회의원을 역임한 중진 의원으로, 현재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을 맡고 있습니다. 제19대 국회에서는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으며, 당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통일교 의혹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야당은 통일교와 정치권의 유착 관계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특검 남발이라며 맞서고 있어 정치권의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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