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콘서트홀서 정명훈 지휘로 '카르멘' 공연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순간의 선택에 의해 삶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를 '카르멘'으로 알게 됐어요."
세계 정상급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약해 온 테너 이용훈이 오페라 '카르멘'으로 부산 관객을 만난다.
그는 오는 19∼20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정명훈 음악감독의 지휘로 열리는 콘서트오페라 '카르멘'의 돈 호세 역으로 출연한다.
공연을 하루 앞둔 18일 부산콘서트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이번 공연과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은 집시 여인 카르멘에게 빠져 파멸로 치닫는 돈 호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카르멘'은 카르멘이라는 여자 주인공의 매력을 중심으로 서사를 전개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돈 호세의 내면과 감정선 역시 깊이 있게 표현된다.
이용훈은 그간의 공연 경험을 통해 쌓아온 사랑과 갈등, 격정의 감정을 바탕으로 돈 호세의 비극적 심리를 깊이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그는 "영국에서 이 작품을 공연할 당시 프랑스어로 말하고 연기해야 한 적이 있었다"며 "당시 두세달가량 공부하며 해당 작품이 소설에서 기인한 것을 알게 돼 찾아봤는데, 돈 호세의 행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후 이 역할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며 "선택의 기로에 놓인 우리가 한 선택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여실히 느꼈다"고 덧붙였다.
콘서트 오페라 형식인 이번 공연은 무대장치가 없어 관객이 음악과 드라마에만 집중하도록 한다.
카르멘, 돈 호세, 미카엘라 등 인물 간 충돌하는 사회적 배경과 심리, 서사가 음악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다만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약간의 연출이 더해졌다.
그는 "원래 턱시도만 입으려 했는데 이후 움직임이 가미됐고, 추가로 욕심이 생겨 무대 의상까지 입게 됐다"며 "콘서트 버전이다 보니 무대 연출이 과하지 않은데, 관객을 위한 조금씩의 변화를 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적으로는) 돈 호세의 상황에 맞춰 전반부에는 자연스럽고 열정 있는 느낌을 보여주다가, 후반부에는 폐인과 광인의 모습을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20년 만에 '카르멘' 국내 무대를 선보이는 정명훈 예술감독과 함께 무대에 서게 된 소감도 전했다.
이용훈은 "워낙 훌륭한 지휘자"라며 "오페라 가수뿐 아니라 합창 공연 때에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해주기 때문에 협력하기에 굉장히 편안하고 좋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서 잇따라 공연한 이용훈이지만 내년에는 주로 유럽 등 해외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에서 공연하고 싶지만, 오페라가 서구의 음악이다 보니 주로 해외 스케줄이 많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 "우리나라에 뛰어난 오페라, 클래식 아티스트가 많은데 부산에 세워지는 오페라하우스처럼 관련 기반이나 제도가 잘 정착된다면 이들이 무대에 설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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