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의 레벨업(上)] ‘탈원전’ 파고 넘어 ‘원자력 르네상스’ 올라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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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의 레벨업(上)] ‘탈원전’ 파고 넘어 ‘원자력 르네상스’ 올라타다

투데이신문 2025-12-18 14:49: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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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는 위기에 강했다. ‘탈원전’, ‘건설경기 침체’, ‘채권단 관리’라는 파고 속에서도 본원 경쟁력을 지켜냈다. 더욱이 격동의 시간을 양분 삼아 유럽·미국·중동을 무대로 ‘K-원전’의 대표주자가 됐다. AI 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 등으로 원전 사업이 탄탄대로를 걷게 되면서, 올해 목표로 세웠던 연간 수주액 14조원 달성도 유력해졌다. 이제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유일 원전 주기기 제작 기업으로서 ‘원전 르네상스’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편집자주>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대표이사 회장.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대표이사 회장. [사진=두산에너빌리티]

【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두산에너빌리티는 에너지 사업 부문을 필두로 한 두산그룹 경쟁력 강화 전략의 핵심축이다. 박지원 대표이사 회장이 선임된 지 10년이 지나는 동안 두산에너빌리티는 탈원전으로 촉발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딛고 원전 업황 개화의 최대 수혜기업이 됐다.

18일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K-원전이 유럽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최근 한국수력원자력과 5조6400억원 규모의 체코 원전 주기기 공급을 계약하며 체코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팀코리아’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계약으로 원자로와 터빈 등을 체코 두코바니 5·6호기에 공급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탄탄대로만 걸어왔던 것은 아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되자 험로를 걷기도 했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한 원전 6기 건설 계획이 중단됐다. 국내 핵심 원전 주기기 제작 기업이었던 두산에너빌리티는 직격탄을 맞았다. 원전 부문 수주 물량이 줄어들고 세계적인 친환경 발전 선호에 석탄 및 가스 화력발전 수요 감소까지 겹치면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 원전 건설업계 관계자는 “탈원전 정책 시행 당시 국내 기업들은 해외기업들과의 비즈니스적인 신뢰도를 잃었다”고 회고했다.

설상가상으로 2020년 코로나19 사태 발발, 금융시장이 경색되자 단기채 차환이 막히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자회사 두산건설이 일산 위브더제니스 미분양 사태로 막대한 손실을 입으며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결국 두산에너빌리티는 2020년 3월 한국산업은행에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하며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갔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는 대가로, 두산그룹은 3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이행해야 했다.

두산그룹은 혹독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2020년 8월 클럽모우CC(1850억원) 매각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동대문 두산타워(8000억원), 두산솔루스(6986억원)를 연달아 매각했다. 10월엔 ㈜두산 모트롤BG(4530억원)를 매각했다. 이듬해 2월에는 두산인프라코어(8500억원)를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했다. 이어 11월에는 두산건설 지분 54%(2500억원)를 사모펀드 큐캐피탈 컨소시엄에 매각하며 자구안 이행을 마무리했다. 두산그룹은 2022년 2월 28일 자금지원을 요청한 지 23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 체제를 졸업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창원본사 전경.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 창원본사 전경.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위기를 딛고 일어난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주요 원자력 전문 기업으로 거듭났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원전 주기기를 유일하게 생산하는 국내 기업이 두산에너빌리티 뿐이다. 협력사와 함께 2023년까지 총 34기의 원자로와 124기의 증기발생기를 국내외에 공급했다. 

특히 올해는 원전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025년 3분기 수주는 5조3903억원을 달성했으며, 수주잔고는 16조41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주 목표치도 상향 조정했다. 올해 수주 가이던스를 당초 10조7000억원에서 13조~14조원으로 높였다. 매출 역시 6조5000억원에서 7조4000억~7조800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 같은 추세라면 매출 11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계획(2029년)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중동 지역 대형 가스발전 프로젝트 수주, 미국 가스터빈 수출, 그리고 체코 원전 수주가 이 같은 상향 조정의 배경이다. 특히 올해 10월에는 미국 빅테크에 380MW급 대형 가스터빈 2기를 처음으로 수출하고, 최근 3기를 추가 계약했다. 201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한 지 6년 만의 성과다. 

박지원 회장은 2024년 9월 체코 플젠에서 열린 ‘한국·체코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에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추가 수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원전 사업 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관련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원전산업 생태계와 지역경제를 더욱 활성화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SMR 사업에서도 글로벌 파운드리(수탁생산업체)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 글로벌 SMR 개발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주기기 제작을 담당한다. 2026년 1분기 경남 창원에 국내 첫 SMR 전용 공장을 착공해 2028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이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20대의 SMR 기자재를 생산할 수 있어 현재 12대 분량 대비 생산능력이 66% 증가한다. 회사는 향후 5년간 대형 원전 8기, SMR 60기 이상을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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