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와 인터뷰…"DMZ·중립국감독위 등 정전 경험 참고 가능"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우크라이나는 현재 진행 중인 평화 협상뿐 아니라, 휴전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서도 (한국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에스펜 바르트 아이데 노르웨이 외교장관은 지난 17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한 기간 우크라이나가 한국전쟁의 경험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르웨이 외교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32년 만으로, 그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실질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아이데 장관은 양국 간 해양·방산·광물·인공지능(AI) 등 협력과 함께 안보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며 16일 판문점과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노르웨이의 안보는 한국과 깊이 얽혀있다"며 "한국은 북한과 이웃하고 있고 노르웨이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 두 나라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연결돼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데 장관은 한국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분명히 다르지만, 비슷한 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과 러시아 모두 몇주 안에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예상보다 강한 저항과 국제사회 지원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 결과 한국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국가로 남았고, 우크라이나 역시 모두 대부분의 영토를 자국 통제하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데 장관은 "현재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비무장 전선 설정 여부와 안보 보장, 합의 이행이나 위반사항을 보고할 별도의 기구 설치 여부 등이 논의되고 있는데, 한국은 중립국감독위원회가 그런 역할을 수행한다"며 "이곳에서 마련된 많은 해법은 우크라이나 사례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병력이 지나치게 가까이 있으면 의도적이든 아니든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일정한 병력 분리와 외부 감시 체계, 현상 변경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데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는 단순한 적대 행위 중단에 그치지 않고 빠르게 정치적 합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판문점에서 사령관들을 만나서도 이 점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휴전만 반복하지 말고 휴전이 실제 평화 협정의 출발점이 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궁극적으로는 당사국 간 합의가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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