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정부가 오는 2030년 세계 5대 기초연구 강국 도약을 목표로 정한 가운데, 앞으로 5년간 박사후연구원(포닥)과 초기 교원 등 청년 연구자 1만명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구개발(R&D) 노력 의무를 명시하기 위한 ‘기초연구진흥법’ 개정도 병행한다. 연구자들이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총 40개의 ‘기초연구 AI 센터’도 운영한다.
정부는 서울정부청사에서 제2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앞서 설명한 내용을 골자로 한 ‘기초연구 생태계 육성 방안’을 심의·확정했다.
국내 기초연구 생태계는 투자 대비 성과가 정체됐다. 전 세계 상위 1% 연구자(HCR) 비중은 올해 기준 1406명(19.7%)이지만 한국은 76명으로 1.1%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2030년까지 세계 5대 기초연구 강국 도약을 목표로 △투자 시스템 △연구자 △연구기관 △연구 기반 등 4대 전략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12개 핵심 과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기본연구를 복원한다. 생애 첫 연구 수행자, 경력 단절 연구자, 지방 소재 연구자 등 연구 기반이 취약한 집단을 우대해 기초연구 저변을 확대하고 연구 안전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개인 연구의 연구 기간은 기존 1~3년에서 3~5년으로 연장한다. 동일 연구 주제에 대해 심화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최대 10년 이상의 장기 연구도 촉진한다.
기초연구 사업은 ‘수혜율’ 중심으로 관리한다. 오는 2030년까지 전체 교원 수혜율 30%, 전임 교원 수혜율 50%, 신진 교원 수혜율 70% 확보를 목표로 기초연구 투자를 확대한다. 정부 R&D 투자 중 일정 비율 이상을 기초연구에 배정하도록 ‘기초연구진흥법’ 개정도 병행한다.
청년 연구자에 대한 기초연구 지원 체계도 확충한다. 향후 5년간 지원 규모를 총 1만명 수준으로 확대한다.
최우수 연구자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톱티어 리더연구’를 신설하고,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도 지원한다. 리더연구에는 연 최대 9년간, 연 16억원 내외의 연구비가 지원된다.
최우수 석학이 국가·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리더연구자 협의체’를 발족해 과학문화 확산, 이공계 인재 양성, 정책 자문 등의 활동도 확대한다.
대학 연구 생태계 개선을 위해서는 ‘성과 기반 블록펀딩’ 도입을 추진한다. 선도연구센터의 자립화 등 중장기 발전 방안도 마련한다. 지방 대학의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국가연구소(NRL) 사업 내 지역 트랙을 신설하고, 지역혁신 선도연구센터(RLRC)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기초연구 기관의 중추로 기초과학연구원(IBS)을 육성한다. 해외 지사 설립과 해외 연구팀 패키지 유치 등을 통해 글로벌 우수 인재를 적극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기초연구 생태계 내 민간기업 역할 확대를 위해 산·학·연·정 협의체 구성도 추진한다. 민·관 매칭펀드 조성, 기업계약연구소 등 다양한 협력 모델을 발굴할 예정이다.
연구자들의 AI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도메인별로 총 40개의 ‘기초연구 AI 센터’를 지정·운영하고, 대학 내 AI 활용 환경 고도화를 위한 전용 인프라 구축도 병행한다. 오는 2030년까지 약 2000명의 기초연구·AI 융합 연구 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연구자가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평가 시스템도 혁신한다. 평가 과정 전반에 AI 기술을 도입해 신뢰성과 전문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기초연구는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의 근간이자 미래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연구자들이 걱정 없이 장기적·안정적으로 창의적 연구에 몰입하고, 그 과정에서 세계적 성과가 창출되는 기초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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