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錄조조] 세종 대연회와 간웅의 일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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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實錄조조] 세종 대연회와 간웅의 일갈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2-18 09:3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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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實錄조조]  소설 연재 안내

 본 소설은 현 정세의 사건들을 조조, 손권 등의 인물과 탁류파, 청류파 등의 가상 정치 세력으로 치환하여 재구성한 팩션(Faction)물입니다.

 서라, 짐짓 '대의를 앞세우나' 실은 사사로운 이익과 권력을 좇는 자들을 탁류파(濁流派)라 칭하고, 그 반대편에서 '청명한 정치를 부르짖으나' 실은 권문세족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들을 청류파(淸流派)라 부르노라. 현재 탁류파는 여당인 주민당, 청류파는 야당인 민국의힘이니라. 조조(曹操)는 탁류파의 우두머리이자 대선을 통하여 대권을 잡은 당대 제일의 웅걸 명재이 대통령이다. 조조의 대적이자 청류파가 밀던 인물은 곧 강동의 호랑이라 불리던 손권(孫權, 열석윤 전 대통령)이었다.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2025년 12월 17일, 대륙의 중심 세종(世宗)의 정부청사 대강당. 현대판 간웅(奸雄)이라 불리는 조조(명재이 대통령)가 보좌에 앉아 천하에 생중계되는 거대한 연회를 열었다. 이는 과거 조조가 천하의 인재를 모으기 위해 내렸던 구현령(求賢令)의 현대적 변용이자, 온 백성이 지켜보는 가운데 관리들을 문책하고 치세를 논하는 파격적인 정치 무대였다. 조조는 이 자리를 두고 넷플릭스보다 재밌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연회장의 한편에는 조조의 수하이자 탁류파(Democratic Party)의 핵심 책사인 환성김(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략 지도를 펼치고 있었고, 맞은편에는 청류파(People Power Party)의 기운을 이어받은 관리들이 잔뜩 긴장한 채 엎드려 있었다. 강동의 군주였던 손권(열석윤 전 대통령)의 자취를 따르던 이들은 조조의 서슬 퍼런 질타가 언제 자신들의 목을 겨눌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첫 번째 화두는 원자력(原子力)이라는 거대한 불길이었다. 조조는 눈을 가늘게 뜨며 탁류파와 청류파로 갈라져 싸우는 관리들을 향해 일갈했다. 원자력이라는 병기는 그 효율과 타당성을 논해야 하거늘, 너희는 어찌하여 과학의 자리에 진보,보수라는 진영의 깃발만 꽂으려 하느냐. 조조는 참으로 웃기는 현상이라 비웃으며, 원전 문제가 진지한 토론 없이 편 가르기 싸움으로 변질되었음을 지적했다.

 조조는 특히 과학자들조차 정치적 편에 따라 말을 달리하는 세태를 꼬집었다. 과학적 논쟁에 내 편, 네 편이 어디 있느냐며, 당적이 없는 자가 나와서 진실을 말해보라고 일갈했다. 그는 자신의 심복인 환성김을 향해서도 너 역시 탁류파이니 믿지 못하겠다며 농을 던지면서도, 원전 건설에 7년이 걸린다는 항간의 주장이 허구임을 밝혀냈다. 실제 성벽을 쌓는 데 13년 11개월이 걸린다는 보고를 받은 조조는 기술적 실체에 기반한 의사결정만이 천하를 보존하는 길임을 역설했다.

이어 조조의 시선은 고통받는 백성들, 즉 발전소의 하급 병사(노동자)들에게로 향했다. 그는 과거 조조가 군량미를 가로챈 관리를 베어 군심을 잡았듯, 공공기관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백성의 고혈을 짜내는 관리들을 질타했다. 정부가 모범적 사용자가 되어야 하거늘, 어찌하여 선도적인 악질 사업자가 되어 중간에서 백성을 착취하느냐는 그의 물음은 서늘했다.

태안에서 스러진 청년 병사 균용김의 사례를 들며, 조조는 관리들이 돈을 아끼는 것을 유능함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꾸짖었다. 도덕적인 정부란 모름지기 백성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이거늘, 하도급이라는 쇠사슬을 만들어 임금을 떼먹는 비극을 방치하는 것은 명백한 관리 부실이라 규정했다. 그는 11개월 쪼개기 병사 채용 계약과 같은 변칙적 수법으로 백성을 기만하는 행태를 당장 멈추라고 명했다.

조조는 또한 비대해진 공공기관의 비효율을 수술대에 올렸다. 한전 산하의 5개 발전 자회사를 보며, 사장 자리만 5개 만든 꼴이 아니냐며 실소했다. 허울뿐인 경쟁으로 인건비만 줄이고 산업재해를 유발하는 구조는 천하를 다스리는 법도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낡은 체제를 혁파하고 재생에너지 100GW라는 거대한 녹색 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연회가 끝날 무렵, 조조는 겉으로는 웃고 뒤에서는 딴말을 하는 관리들의 풍토를 경고했다. 정치에 물든 행정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며, 대중은 이미 댓글이라는 벽보를 통해 진실을 다 알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유능하다면 어느 진영의 사람이든 등용하겠지만, 무능하면서 아는 척하는 자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연회를 마쳤다.

 이날 세종에서 울려 퍼진 간웅의 일갈은 단순한 보고가 아니었다. 그것은 낡은 이념의 시대를 끝내고, 과학적 합리성과 노동의 정의가 흐르는 새로운 천하 질서를 세우겠다는 조조의 선전포고였다. 백성들은 이 생중계되는 대연회를 지켜보며, 과거의 간웅이 현대의 군주로 환생하여 어떤 세상을 그려낼지 흥미롭게 지켜보기 시작했다.

조조는 자리를 뜨며 환성김에게 귓속말을 남겼다. 환경 보존과 에너지가 서로 부딪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공존의 길을 찾는 자만이 난세를 평정할 수 있을 것이다. 기적 같은 행성 지구에서 녹색 대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 이것이 짐의 명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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