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동부 베네수엘라 인근 '작전' 와중에 동시 전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세계 최강국' 미국이 남미 최대 마약 밀수 거점 중 하나인 에콰도르에 공군 병력을 일시 파견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주에콰도르 미국 대사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미 공군 장병들이 에콰도르 공군과 함께 진행하는 임시 작전에 참여한다"며 "이 공동 노력은 정보 수집 및 마약 밀매 대응 능력 강화를 포함, 에콰도르 군의 마약 테러리스트 대응 능력을 향상할 것"이라고 적었다.
친미(親美) 외교 노선을 견지하는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 역시 엑스 게시글에서 "우리 군은 미군과의 공동 작전을 통해 마약 밀매 경로를 해체하며, 에콰도르를 장악할 수 있다고 믿었던 자들을 제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번 파병은 남미 대륙 동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높인 가운데 이뤄졌다. 에콰도르는 남미 대륙 서부에 있다.
미군 병력은 지난 2009년까지 약 10년간 미군 기지로 사용한 에콰도르 만타 공군기지에 배치될 예정이다.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지난달 이 곳을 직접 찾아 인프라를 둘러보기도 했다.
에콰도르는 과거 만타에 미군 기지를 뒀다가 2008년 좌파 성향의 라파엘 코레아 전 정부 시절 '외국 군사 기지 설치 및 외국 군 주둔 금지'를 골자로 한 헌법 개정을 했다. 미군은 이후 에콰도르에서 철수했다.
앞서 지난달 에콰도르 유권자들은 노보아 정부의 외국 군사기지 설치 시도를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으로 거부한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주에콰도르 미국 대사관은 이번 파병과 관련, "에콰도르 법률에 따라 현재 유효한 양국 협정에 부합하는 장기적인 안보 전략의 하나"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콰도르는 기예르모 라소 전 정부 시절인 2023년 9∼10월에 불법적 초국적 해상 활동에 대한 공동 작전 전개를 위해 미국과 상호 협약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에콰도르 군은 자국 군사 인프라를 훈련장으로 제공하고 안보 목적의 물류 저장을 위해 미군이 에콰도르 내 군사 시설을 일부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현지 일간 엘우니베르소는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라틴아메리카 내 마약 밀매 조직 퇴치를 목표로 내세우며 압도적인 군사력을 기반으로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0순위' 표적으로 삼은 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부다. 대규모 병력을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카리브해 일대에 배치하는 한편 제재 대상 베네수엘라 유조선을 전면 봉쇄하고 마두로 정권을 아예 '외국 테러 단체'(FTO)로 지정했다.
세계 최대 마약 코카인 생산국으로 꼽히는 콜롬비아 역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조준경 안에 들어가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정부에 이은 '다음 타깃'으로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정부를 암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페트로 대통령을 "불법 마약 수장"이라고 표현한 적도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 10월 페트로 대통령과 그의 가족, 측근을 제재 명단에 올려놨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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