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김경희 이천시장이 2026년 시정방향으로 제시한 '더 큰 성장'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을 넘어 드론·방위산업까지 아우르는 미래형 특화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이천을 첨단산업 허브로 도약시키겠다는 청사진이다.
김 시장은 지난 12월 1일 제258회 이천시의회 정례회 시정연설에서 "반도체와 함께 드론·방위산업 등 지역의 가치를 배가시키는 미래형 특화산업을 육성하겠다"며 "민선8기의 마지막 해를 성장의 분기점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드론 산업, 이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이천시의 드론 산업 육성 전략은 인프라 구축과 실증 기반 마련에서 시작됐다. 2024년 청미천 둔치에 조성한 비행 테스트베드는 5404㎡(약 1600평) 규모로 유·무인 항공기의 기체 실증과 기술개발을 위한 시험장이다.
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토교통부 '드론 실증도시 구축 사업'에 선정되며 드론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드론 관제센터 운영과 K-드론 배송 사업 추진을 통해 드론 산업 생태계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설봉공원과 수변공원에서 시범적으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모가면 진가초등학교 폐교 부지에는 로봇·드론 산업 창업지원센터가 들어선다. 교육부 '학교복합시설 2차 공모사업'에 선정돼 조성되는 이 시설에는 드론 체험관, 드론 교육장, 실내 드론 연습장, 드론 관제센터, 공유 오피스 등이 들어선다. 예비창업자를 발굴해 육성하고 드론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종합 인큐베이팅 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지난 11월 20~21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 이천 첨단방산드론 페스티벌'은 이천시 드론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국내외 35개 기업이 참여해 40여 개 부스를 운영한 이번 행사에는 감시정찰, 자폭·투하 모의체계, 산업용 멀티기능 드론, 해외 군용 드론, 안티드론 체계 등 다양한 분야의 최신 기술이 선보였다.
특히 이스라엘 드론 전문기업 7개가 직접 참가해 위성항법시스템(GPS)이 차단돼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실제 가자지구 전투에서 사용된 최신형 드론을 시연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감시정찰 비행, 자율 복귀, 모의 투하, 산업 구조물 접근, 대드론 탐지·차단 등 실제 운용 시연이 30분 간격으로 진행됐다.
시민과 청소년을 위한 체험형 프로그램도 큰 호응을 얻었다. 전문강사의 직접 지도 아래 드론 조립과 비행 체험이 진행됐으며, 조립 실습과 비행 원리 교육, 장애물 비행 등 미래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관내 15개 학교 1800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드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방위산업과 연계한 시너지 창출
이천시는 육군 정보학교 등 군부대와의 협력을 통해 첨단 드론 산업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군부대와 시가 함께 협력 방안을 모색하며 군사용 드론뿐만 아니라 재난대응, 치안, 환경 감시 등 생활 전반에 활용 가능한 드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상호운용성기술자문(KOREA-ITC)과 기술 이전, 기업 유치, 교육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지난 11월 20일에는 '2025 이천시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고 LIG넥스원을 포함한 60여 개 방산·드론 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환경을 적극 홍보했다.
설명회에서는 200억 원 이상 투자 시 3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투자 인센티브를 비롯해 투자유치 TF 운영, 12개의 산업단지, 반도체·드론 육성 사업 등 이천시가 가진 투자 장점이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반도체 산업, 여전히 이천 성장의 핵심축
드론과 방위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은 여전히 이천의 핵심 산업이다.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생태계는 이천을 대한민국 대표 반도체 도시로 만들었다.
시는 첨단미래도시추진단을 신설하고 반도체 전문 인재 양성과 생태계 강화, 규제 완화 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부발·대월면 127만㎡ 규모의 반도체 파크 조성을 추진해 지식산업센터, 특성화 대학, 소·부·장 기업 집적을 목표로 한다.
경기형 과학고 유치와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 등 교육 혁신 성과도 반도체 산업 육성의 중요한 기반이다. 반도체 아카데미 체험존과 이동형 교실에서는 1800여 명의 학생들이 반도체 제조 공정을 배우며 미래 반도체 인재로 성장하고 있다.
드론 페스티벌에서도 반도체 분야와의 연계가 강화됐다. 반도체 아카데미 체험존, 인공지능(AI) 반도체 드림교실, 반도체 버스 등이 운영되며 반도체와 드론 산업의 융합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토부 규제 완화로 산업단지 조성 기반 마련
김 시장은 지난 3년여간의 성과로 국토부 연접개발 완화를 통한 30만㎡ 규모 산업단지 조성 기반 확충을 꼽았다. 개발진흥지구 지정 및 기업규제 완화 등 산업구조 혁신으로 기업들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2026년도 이천시 본예산은 총 1조3488억 원 규모로, 일반회계는 전년 대비 0.88% 증가한 1조2019억 원이다.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세입은 증가했으나 복지·돌봄 등 지방비 부담도 확대됨에 따라 재정을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시장은 "4차 산업혁명 핵심 산업인 드론 산업의 인프라를 조성해 이천을 첨단산업 육성의 허브로 만들 것"이라며 "기존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신성장 산업인 드론 산업의 융합을 통해 이천형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실질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혁명과 인구 감소, 지역경쟁 심화 등 대내외 환경 변화가 거세지만 이천은 위기 속에서 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온 도시"라며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에 집중해 젊은 인재와 관련 기업을 육성하고, 첨단 기술 분야의 일자리가 넘치는 똑똑한 도시 이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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