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성장 위협하는 배우 리스크… 제작사도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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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성장 위협하는 배우 리스크… 제작사도 속수무책

이데일리 2025-12-18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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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산업은 커지고 있는데 잠재적 위험의 발생 확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습니다. 답답한 노릇이죠.”

‘시그널’ 포스터(사진=tvN)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국가 전략 산업이자 수출 효자로 자리 잡았지만, 배우 리스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배우 조진웅의 과거 범죄 이력이 알려지면서 tvN 최대 기대작인 ‘두 번째 시그널’(시그널2)의 향방이 불투명해진 사례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백억 원의 제작비와 수백 명의 제작진이 투입된 프로젝트가 배우 단 한 명의 문제로 위기를 맞는 상황에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작비 만큼 손해도 늘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국내 안착 이후 한국 드라마 산업은 급성장했고, 이에 따라 제작비와 배우 출연료, 창작자들의 몸값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드라마 제작비는 3배 이상 늘었으며, 특히 주연 배우의 출연료 상승이 두드러진다.

배우 김수현은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2020)에서 회당 2억 원의 출연료를 받았지만, 이듬해 공개된 쿠팡플레이 ‘어느 날’(2021)에서는 회당 5억 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올해 공개 예정이었던 디즈니플러스 ‘넉오프’에서도 같은 수준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이정재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3에서 국내 최고 수준인 회당 10억 원 이상의 출연료를 받았다.

문제는 배우의 몸값이 치솟는 동안, 이에 상응하는 책임 구조는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연 배우 의존도가 높은 제작 환경에서 개인 논란이 불거질 경우 작품 공개 자체가 무산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 A씨는 “배우는 말 그대로 작품의 ‘얼굴’”이라며 “수백 명의 제작진이 함께 만든 작품이라 해도 배우가 대표로 나서 드라마를 홍보하고 극의 인물로 몰입시키는 만큼, 소수의 주연 배우에게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진웅(사진=이데일리DB)


◇“배우 양심에 맡길 수밖에”… 제도적 대안 無

제작사와 배우는 출연 계약서를 통해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지만, 이를 통해 리스크를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제작사와 배우 간 ‘갑을 관계’가 존재하는 만큼 배우의 책임을 묻는 조항을 강하게 담기 어렵다는 것이다.

드라마 제작사 B씨는 “주연 배우의 경우 계약서를 작성해 보내면 조항들이 수정돼 돌아온다”며 “배우의 책임 관련 내용을 추가하고 싶어도, 배우 측에서 수정을 요청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계약서에선 배우가 ‘갑’, 제작사가 ‘을’”이라고 토로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경우 위약금을 부담한다’는 조항이 있더라도 ‘사회적 물의’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피해 규모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모호하다는 문제도 있다. 실제 투입된 제작비뿐 아니라 부가 수익까지 포함한 손실을 계산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강진석 이엔티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계약서 내용이 가장 중요하지만, 조진웅 사례처럼 이전 행위까지 책임을 묻는 조항이 포함됐는지 여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며 “대등한 관계에서 계약서가 만들어진다면 합리적인 계약이 가능하겠지만, 갑을 관계가 확실한 업계에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한숨이 짙어지는 이유는 제작비가 높아진 만큼 피해도 커졌지만, 이를 관리할 제도적 대안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A씨는 “배우의 학창 시절 기록이나 범죄 이력까지 모두 검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결국 배우 개인의 양심과 매니지먼트의 관리 역량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드라마 제작사 C씨는 “제작사는 더욱 신중하게 캐스팅해야 하고, 매니지먼트 역시 책임감 있게 배우를 관리해야 한다”며 “불가항력적인 사건의 경우 충분한 검토를 거쳐 정부 차원에서 최소한의 제작비를 보전해주는 제도적 논의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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