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배경훈)가 주최하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소장 김형철)가 주관하는 '2026 SW산업전망 컨퍼런스(Software Prospect Conference)'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그리고 대전환'을 주제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인공지능 전문언론 AI포스트(AIPOST)는 국내외 AI·SW 산업의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분야별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시장 전망과 전략적 대응 방향을 심도 있게 전달하기 위해 이번 컨퍼런스의 주요 내용을 특집 시리즈로 소개하고자 시리즈를 기획했다. <편집자주>편집자주>
“문명의 역사는 곧 관계 추구의 역사다. 그리고 그 관계 추구의 끝판왕이 바로 트랜스포머(Transformer)다.”
최적화 알고리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문병로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강연의 포문을 ‘관계’라는 단어로 열었다. 그는 지난 수년간 LLM(대형언어모델)이 주도해온 범용 AI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각 산업의 전문성을 파고드는 ‘버티컬 AI(Vertical AI)’의 시대가 임박했음을 선언했다.
“트랜스포머, 인간 뇌의 추상화 과정을 그대로 닮았다”
문 교수는 AI 혁명의 핵심인 트랜스포머 구조가 인간 뇌의 시각 처리 방식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문병로 교수는 "망막에 맺힌 파편화된 정보가 뇌의 V1, V2 영역을 거치며 고차원적인 개념으로 추상화되듯, AI 역시 행렬 곱셈을 통해 데이터를 추상화된 공간으로 변환하며 관계를 찾아낸다"라고 했다.
그는 “고등 교육은 긴장도 높은 은유를 감지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며 "진정한 전문가는 데이터 속에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은유적 관계를 계산해내는 사람이며 미래의 AI 역시 이 '추상화 역량'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파이볼브(alphaEvolve)가 던진 충격…프롬프트도 ‘진화’하는 시대”
이번 강연에서 문 교수가 특히 강조한 대목은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이볼브’였다. 그는 이를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선 ‘레벨 혁명’이라 칭했다. 기존에는 인간이 코드를 직접 수정해 AI를 개선했다면, 알파이볼브는 코드를 바꾸는 ‘방법’ 즉, 프롬프트 자체를 AI가 스스로 진화시키며 난제를 해결한다.
문 교수는 “프롬프팅은 결코 쉬운 기술이 아니며, 사용자의 관점과 수준, 기술적 이해도가 반영되는 고도의 영역”이라며 앞으로 ‘프롬프톨로지(Promptology, 프롬프트학)’라는 새로운 학문 체계가 정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그의 연구실에서는 목적에 맞는 단 하나의 프롬프트를 완성하기 위해 수개월간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AI 코딩 부채의 역설…‘진짜 해결사’는 몸값이 금값 될 것”
문 교수는 최근 급성장한 AI 코딩 시장에 대해서도 냉철한 경고를 잊지 않았다. AI가 대신 짜주는 코드를 무비판적으로 쌓아 올리는 행위는 결국 ‘시한폭탄’과 같은 소프트웨어 부채가 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AI가 만든 코드의 결함을 추적하고(Troubleshooting), 보이지 않는 발화점을 찾아내 수습할 수 있는 인간의 역량은 앞으로 더욱 희소해질 것”이라며, “기술이 코딩을 자동화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그 기술의 오류를 바로잡는 인간의 가치는 더욱 치솟아 ‘금값’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티컬 AI, 문명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문 교수는 향후 3년이 버티컬 AI가 본격적으로 꽃피는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단백질 구조를 예측한 알파폴드(AlphaFold)를 예로 들며, “범용 엔진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각 분야의 전문 지식을 보조 엔진으로 장착한 특화 AI가 산업의 지형도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문 교수는 우리 역시 AI를 보조 엔진으로 활용해 자신만의 전문 영역(Vertical)에서 '나만의 판'을 짜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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