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혜 : 작은 뜨개 조각을 이어 나만의 작품으로
자기소개
알록달록한 코바늘 모티프로 다양한 작업을 하는 윤선혜라고 합니다. 인스타그램 @mirimzooin @mirimzip으로 활동 중이고, 코바늘 뜨개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SNS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덕분에 스토어를 통해 도안부터 작은 작품, 패키지도 판매하고 있죠.
한창 몰두하고 있는 작업
요즘 집중해서 하는 작업은 ‘2025-2026 서촌 얀바밍’이라는, 서촌 필운대로의 가로수 78그루에 뜨개 옷을 입히는 공공 예술 프로젝트예요. 좋은 기회로 참여하게 돼 한 그루를 맡아서 뜨개 작업을 하고 있죠. 그 외에도 무엇이 될지 모르는 것을 위해 항상 바늘을 놓지 않고 모티프를 뜨고 있어요.
평소 뜨개질을 하는 나만의 루틴
외출할 땐 무조건 뜨개질용품을 챙겨서 나가요. 혹시 모를 여유가 생길 때를 대비해서요.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손이 노는 걸 못 참는다고 해야 할까요? 집에서 쉬는 날엔 이것저것 펼쳐놓고 마음껏 뜨개질을 하는 편이에요.
뜨개질에 입문하게 된 계기
조소를 전공한 저에게 뜨개질은 전혀 관심 없던 분야였지만, 친한 대학 강사 선생님의 소개로 뜨개 숍에 취직한 적이 있어요. 당시 제가 봐온 뜨개질 제품은 디자인이 예쁜 건 만들기 어렵고, 뜨기 쉬운 건 촌스러워서 기초만 조금 배우고 말았죠. 그러다 뜨개 숍에 다니는 한 수강생이 들고 온 다니엘라 그레지스의 가방을 보고, 코바늘뜨기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처음 느꼈죠. 그 후 우연히 세상에서 하나뿐인 코바늘 가방을 만들게 되면서 뜨개 인생이 시작됐어요.
내 뜨개의 시그너처
제 취향으로 고른 실들로 배색해 꽃이나 동물 등이 새겨진 모티프를 뜨고, 조각조각의 뜨개질을 연결해 가방을 만들었는데, 많은 분들이 색감이 예쁘다는 말을 해주셨어요. 화려한 색이 주를 이루지만, 촌스럽지 않은 배색이 저만의 시그너처가 아닐까요?
가장 애착 가는 작품
두 번째로 만든 모티프 가방. 처음으로 모티프를 이어 만든 가방은 지금까지 손잡이 디자인을 해결하지 못해 미완성이거든요.(웃음) 두 번째로 작업한 가방은 긴 형태의 숄더백이라 유용하게 여기저기 잘 들고 다녔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그 가방 덕분에 제 뜨개질이 많은 관심을 받은 것 같아 고맙기도 해요.
도안을 구상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
제일 많이 만드는 아이템인 가방은 실용성에 특히 신경 써요. 짐의 무게를 지탱하는 바닥이나 손잡이 부분은 쓰다 보면 처음 완성했을 때보다 늘어나거나 형태가 변하기 마련이거든요. 그리고 수강생분들을 고려해 재료를 구하기 어렵거나, 구현하기 너무 복잡한 형태는 만들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뜨개질을 하며 가장 행복했던 순간
코바늘 클래스를 진행한 지 이제 10년이 됐는데요, 체감으로는 최근 1년이 가장 핫한 것 같아요. 제 작업물을 보고 클래스에 오시는 분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실 때, 수업을 통해 나날이 발전하는 수강생분들의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행복과 보람을 느껴요.
뜨개질의 참매력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좋아하는 걸 만들 수 있는 일. 바늘과 실만 있다면 평생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취미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만들고 싶은 ‘나’만의 궁극의 작품
작년 가을에 참여했던 그룹전에 모티프 아트 월을 출품했어요. 더 크게 만들고 싶었지만, 상황이 안 돼 적정선에서 마무리했는데, 집 거실 벽이 가득 찰 만큼 크게 만들어 걸어두고 싶어요.
오래, 행복하게 뜨개질을 즐기는 방법
주변에 뜨개질을 잘하는 친구가 있다면 옆에 착 붙어서 배우면 좋을 것 같아요. 함께 카페에 가서 뜨개질을 하고, 여행 가서도 하고요. 취미를 같이 즐기는 친구가 있다면 오래 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길 거예요.
천보영 : 핫한 여자는 크로셰를 입는다
자기소개
크로셰로 이것저것 만들고 있는 천보영입니다.
한창 몰두하고 있는 작업
크로셰 요소가 들어간 귀여운 옷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날씨가 추워지다 보니 모자나 스카프 같은 아이템부터 크로셰 포인트가 들어간 옷까지 다양하게 테스트해보고 있죠. 함께 스타일링할 액세서리도 고민하면서요. 단순히 한 아이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큰 그림을 그려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뜨개질에 입문하게 된 계기
학부생 때 패션 디자인과 수업에 ‘뜨개 수업’이 있었어요. 핸드니팅, 크로셰, 수편기 모두 배웠는데 당시에도 수업이 재미있어서 한 번 들어도 되는 걸 두 번 수강했던 기억이 있어요. 졸업 후에는 취미 정도로 조금씩 하다가 ‘Alcmy’라는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내 뜨개의 시그너처
일반적으로 ‘니트’라고 했을 때 떠올리는 포근하고 부드러운 매력 외에도 조금은 낯설지만 재미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옷은 물론이고 헤어피스나 귀고리 등 무얼 봐도 ‘이런 것도 크로셰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죠.
비비, 트와이스, 키스오브라이프 등 셀렙과의 협업 작업
셀렙의 의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작업 초반 전반적인 콘셉트와 꼭 챙겨야 하는 포인트를 정확하게 파악해요. 크로셰 작업 특성상 후반에 의상의 일부분을 수정하는 게 어려울 수 있거든요. 셀렙의 스타일리스트팀과 계속해서 소재, 컬러, 핏 등을 함께 확인하며 완성해가죠.
기억에 남는 협업 작업
트와이스의 ‘THIS IS FOR’ 뮤직비디오 의상 작업을 꼽고 싶어요. 트와이스는 멤버가 많은 편이라 전체적인 콘셉트만 전달받아 멤버마다 디자인이 겹치지 않으면서 서로 조화롭게 보일 수 있도록 기획해야 했죠. 머리부터 발끝까지 빨간색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소재의 디테일에도 신경 써야 했고요. 제작해야 하는 피스가 많았던 탓에 여러 팀과 긴밀히 소통하는 것도 필요했는데, 혼자 할 때와 달리 서로 힘이 돼주며 재미있게 작업했던 기억이 있어요. 털실과 니트가 주는 전형적인, 그러니까 사랑스럽고 귀여운 느낌보다는 약간은 뒤틀려 있거나 요상한, 그러면서도 멋진 작업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앞서 말한 트와이스, 비비, XG와 가장 최근에 참여한 르세라핌 ‘SPAGHETTI’ 뮤직비디오 의상 작업도 전형적인 예쁨보다는 멋지고 개성 있는 콘셉트로 제작했는데, 그런 작업들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뜨개질을 하며 가장 행복했던 순간
크로셰로 옷과 타이츠까지 힘들게 만들어놓고 꺼내지 않았던 ‘뜨개 파티 룩’이 있어요. 솔직히 자기만족에 가까운 작업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 작업물이 SNS상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관심과 반응을 받았는데, 성취감이 폭발하면서 앞으로도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르더라고요.
뜨개질의 참매력
실 한 가닥으로 입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 가위로 자르고 재봉틀로 이어 붙이는 거창한 과정 없이 바늘과 실 그리고 시간만 있다면 앉은자리에서 무엇이든 만들 수 있으니까요.
언젠가 만들고 싶은 ‘나’만의 궁극의 작품
웨딩드레스! 정말 섬세하고 죽여주는 웨딩드레스를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요.(웃음)
오래, 행복하게 뜨개질을 즐기는 방법
처음에는 큰 힘 들이지 않고 쉽게 완성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해요. 처음부터 욕심을 부리면 완성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고 힘들게 느껴질 거예요. 작은 성취감부터 느껴보세요!
허은미 : 하늘 아래 같은 모자는 없다!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케이크 가게를 8년 운영하다가 지금은 털실로 예쁘고 재미난 모자를 뜨고 있는 허은미라고 합니다.
한창 몰두하고 있는 작업
비니를 만들고 있어요.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른 패턴과 배색 컬러에 특히 신경 쓰면서요.
평소 뜨개질을 하는 나만의 루틴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헬스장을 가요. 한 시간 정도 운동하고 점심을 먹고 난 다음 뜨개를 시작해서 잠들기 전까지 쭉 떠요. 약속 있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늘 같은 루틴으로 하루를 보내는 편이에요.
뜨개질에 입문하게 된 계기
워낙 패션에 관심이 많고 예쁜 컬러나 털실, 독특한 형태의 모자를 좋아했어요. 케이크 가게를 접은 후 ‘내가 뭘 좋아했나?’ 생각하다 뜨개질이라는 답을 찾을 수 있었죠. 개성 있는 모자를 시중에서 찾으면 취향에 딱 맞는 걸 발견하기 어려워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즐겁게 시작했던 기억이 나요. 베이킹부터 메이크업, 그리고 뜨개까지 모두 손으로 작업한다는 공통점이 있죠. 어렸을 때 “은미 손에 들어가면 다 망가진다!” 했던 말이 문득 생각나요.(웃음) 그만큼 손을 가만히 두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것들을 직접 만들어서 표현하고, 상상 속에 있던 걸 눈으로 봤을 때의 짜릿한 감정이 좋아요.
내 뜨개의 시그너처
모자는 평소 좋아하는 아이템이라 자연스럽게 작업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나라나 종교, 문화에 따라 특색이 다양한 아이템이 모자라는 것도 알게 됐죠. 개성 있는 모자 하나가 그 사람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는 느낌을 받은 후론 주로 모자를 만들고 있어요. 〈코스모폴리탄〉을 위한 모자를 만든다면 모두가 쓸 수 있으면서도 포인트로 진한 개나리색과 버건디색, 두 컬러를 조합해 개성 있는 패턴을 만들면 멋질 것 같아요!
뜨개질의 참매력
뜨개질에 집중하다 보면 잡생각은 사라지고, 어느새 작품은 완성돼 있더라고요. 실을 꿰는 반복적인 일을 했을 뿐인데, 엄청 큰 무언가를 만들어낸 것 같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요.
언젠가 만들고 싶은 ‘나’만의 궁극의 작품
방 하나를 모두 뜨개로 만들고 싶어요. 사람도, 귀여운 동물도 알록달록한 뜨개로 만들면 너무나 사랑스럽지 않을까요? 제 감정을 담은 설치미술도 욕심나네요!
오래, 행복하게 뜨개질을 즐기는 방법
뜨개질을 위한 아이템이 아닌, 진짜 내가 일상에서 입고 싶고 사용하고 싶은 작품을 떠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더라고요. 그냥 만들어보고 싶은 것보다 현실적으로 내가 활용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Copyright ⓒ 코스모폴리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