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방 부동산 미분양 문제는 심각하다고 잘 알려진 반면, 일부 경기도 외곽 지역에서는 지방보다 더 침체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실상이 잘 드러나지 않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심지어 미분양 주택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가 인하와 계약 조건 완화 등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는 중이다. 특히 평택과 양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할인 분양이 잇따르며 시장의 부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경기도의 미분양 주택 물량은 1만4585가구로 지난해 말보다 12.6%(1631가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미분양 주택이 5만3176가구에서 5만1518가구로 3.1%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를 통해 지방보다 수도권, 그중에서도 경기도의 미분양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는 걸 알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미분양 해소 정책은 수도권과 지방을 이분법적으로 나눠 지방에만 적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 내부에서도 지역별 주택 시장 온도 차가 큰 만큼 획일적인 구분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경기도 내에서도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과천과 분당을 비롯해 성남, 용인, 광명, 안양, 하남, 수원 등은 미분양이 줄거나 안정세를 보이는 동시에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평택과 양주 등 외곽 지역은 공급 부담이 누적되며 미분양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일부 건설사에서는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지만, 이미 누적된 미분양 물량을 소화해 내기엔 녹록지 않아 보인다.
대표적으로 2023년 분양된 평택 화양리 서희스타힐스 센트럴파크 1차는 내년 7월 입주를 앞두고 전용 84㎡ 기준 최대 3000만원의 분양가 인하를 단행했다. 분양가는 4억2000만원대에서 3억9000만원대로 낮아졌고, 1차 계약금도 기존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축소됐다.
파격 혜택에도 미분양 물량 소화 어려워
여기에 2차 계약금 대출 이자 지원과 계약 완료 시 500만원의 축하금 지급까지 더해지면서 실질적으로 초기 자금 부담을 크게 낮췄다.
양주 역시 지난해 분양된 양주 백석 모아엘가 그랑데는 2027년 10월 입주 예정 단지로, 1차 계약금을 15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낮추고 2차 계약금 무이자 혜택과 각종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심지어 분양권 가격이 최초 분양가보다 낮게 거래되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평택 지제역 반도체밸리쌍용더플래티넘 아파트 분양권은 전용 84㎡ 기준 분양가보다 5000만원 낮은 4억519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이에 대해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경기도 외곽 지역은 도심 선호도에서 밀린 데다 공급이 지속돼 왔다"라며 "평택은 반도체 클러스터 기대감으로 공급이 과도하게 늘었고, 양주는 GTX-C 노선 기대가 있지만 현재는 수요보다 공급이 앞선 상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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