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다시 '포스트 김연경'의 향기가 난다.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의 정윤주(22)가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반등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정윤주는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3라운드 정관장과 원정 경기에서 아웃사이드 히터로 선발 출전해 16점, 공격성공률 40%를 올렸다. 흥국생명은 정윤주의 활약을 앞세워 정관장에 세트 스코어 3-1(23-25 25-19 25-17 25-23)로 역전승했다.
이날 정윤주는 레베카 라셈(21점), 아닐리스 피치(13점)와 함께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1세트 11점 이후 힘이 떨어진 레베카 대신 주포 역할을 맡으며 정관장 수비진을 흔들었다. 4세트 마지막 퀵오픈으로 경기를 끝내는 득점도 책임졌다. 정관장전 승리로 흥국생명은 2연패 수렁에서 벗어나 7승 8패, 승점 22로 3위에 올랐다.
데뷔 5년 차인 정윤주는 지난 시즌 432점, 공격성공률 37.62%를 기록해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올라섰다. 득점은 토종 4위, 공격성공률은 토종 2위였다. 2개 부문 모두 토종 1위였던 김연경의 뒤를 든든하게 받치며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를 인정받아 은퇴 시즌이었던 같은 포지션의 김연경으로부터 후계자로 지명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올 시즌은 초반 출발이 좋지 않았다. 요시하라 도모코 신임 감독 체제에서 약점이었던 수비와 연결을 지적받으며 점차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그사이 김다은, 박민지, 최은지 등이 번갈아 출전하면서 1라운드 후반부터 웜업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강점인 공격력을 앞세워 다시 일어섰다. 정윤주는 2라운드 후반부터 재차 기회를 잡은 뒤 최근 4경기 중 3경기를 두 자릿수 득점으로 마쳤다. 그러면서 15경기 119점을 올려 피치(118점), 김다은(115점), 이다현(96점) 등을 제치고 팀 내 득점 2위까지 뛰어올랐다. 올 시즌 레베카(342점) 외 마땅한 득점 루트가 없었던 흥국생명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
요시하라 감독은 개막 전후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아웃사이드 히터진 운영에 대한 어려움을 밝혔다. 그만큼 '공수겸장' 김연경의 은퇴 공백을 메우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포스트 김연경 시대에 돌입한 흥국생명이 김연경 후계자와 함께 4시즌 연속 봄배구 무대를 밟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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