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우리 정부에서는 시위 진압을 위한 인력이 많이 필요할 것 같지 않다"며 "수사나 민생 치안을 담당할 인원을 더 늘려야 한다"고 경찰에 인력 재배치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을 대상으로 한 업무보고에서 "집회 진압에 너무 많은 역량을 소진할 필요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시위) 대응 조직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면서 "집회 대응 인력이 얼마쯤 되느냐"며 시위 진압을 위한 기동대 인력 현황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내가 보고받기로는 집회 참여 인원이 계속 줄어든다고 한다"며 대응 인력 감축을 주문했다.
또 "경찰의 수사업무 인력이 부족해 보인다"면서 "범죄가 예전과 달리 복잡해지고 있어 수사를 위한 인력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경찰 인력 재배치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혐오 표현, 혐오 현수막이 너무 문제"라면서 "행정적인 틈새를 이용해서 사회를 수치스럽게 만들고,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권한남용"이라며 현수막 단속을 행안부에 당부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이 "(단속하려면) 옥외광고물법과 정당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답변하자, 이 대통령은 "(관련 법이 개정되기 전이라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단속하는 게 맞다. 그래야 지방정부도 안심하고 단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방치해 뒀더니 해괴한 현수막들이 다 붙고 있다"며 "개인의 자유라는 이유라고 해도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현수막을 무제한 붙여도 되는 건 아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관광객들 면전에 모욕주는 것은 국가 품격의 문제 아니냐"며 "영업소 근처에서 지나치게 고음으로 방송하는 것도 업무방해"라며 경찰에 단속을 지시했다. 이는 일부 극우층의 혐중 시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어 "유튜브, 기사 댓글, 커뮤니티에 너무 명백한 가짜뉴스들이 많이 횡행한다"며 "개인이 우발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직적, 체계적 의도를 가지고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추적해 본 바에 의하면 개인이 하는 SNS 활동이 아니고 매우 체계적으로 순식간에 비슷한 내용이 올라오거나 특정 포털에 특정 기사 두세 개에만 집중적으로 순식간에 공감 댓글이 올라오는 경우는 매크로나 기계적 수단을 동원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순위를 조작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매크로를 활용하는 건 명예훼손 문제가 아니라 업무방해"라며 "여론조작은 매우 나쁜 범죄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포털 회사는 쉽게 캐치(파악)할 수 있을 텐데, 영업상 이유로 일부러 방치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태원 참사 합동수사단의 수사 현황을 물으며 "유가족들 일부가 저에게 불만을 표한다.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항의가 좀 있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도 "공직사회의 신상필벌을 분명하게 해야 할 것"이라며 "잘못해도 문책도 적당히, 잘해도 잘했는지 모르게 방치하면 누가 열심히 일을 하겠나"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성과를 내고 충직하게 일을 잘해내는 이들을 많이 발굴해서 포상과 혜택을 많이 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특별 성과 포상금을 마련했으니 적극 시행하라"고 주문했다.
또 "후배 공무원의 성과를 빼앗아 생색만 내는 선배 공무원들 때문에 일하기 싫다고 말하는 하위 공무원들도 있다"며"성과 탈취에 대해서도 각별히 신경써달라. 실질 기여자를 챙겨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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