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특수고용노동자(특고)·플랫폼 노동자 가운데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져 있다'고 답한 비율이 상용직의 최소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 10명 중 7명은 비상용직 노동자에게도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를 통해 지난 9월 1일~14일 전국 만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95% 신뢰수준, ±3.1%포인트)
조사에 따르면, 프리랜서·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은 '일하지 않을 때에도 일에 대해 걱정한다'는 문항에 48.2%가 그렇다고 답해 상용직(9.8%) 대비 4.9배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퇴근 후 너무 피곤해 집안일을 할 수 없다'는 응답은 27.4%로 상용직(12.5%) 대비 2.2배, '일 떄문에 가족에게 원하는 만큼 시간을 쓰지 못한다'는 응답은 30.2%로 상용직(12%) 대비 2.5배 높았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2023년 한국노동패널이 조사한 직무만족도 관련 상용직 응답을 비교해 보니, 상용직 대비 프리랜서·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의 직무만족도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일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에 16.2%로 상용직(2.1%) 대비 7.7배가량 높았고, '별다른 일이 없는 한 현재 하는 일을 계속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은 15.2%로 상용직(2%)보다 7.6배가량 높았다.
임금 또는 소득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39.6%로 상용직(19.6%) 대비 3.7배 높았다. 근로환경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 또한 23.5%로 상용직(4.3%)에 비해 5.5배가량 높았다.
'아파도 일한 경험'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1년 동안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몸이 아픈데도 일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프리랜서·특고·플랫폼 노동자 33.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반면 제7차 근로환경조사에서 상용직은 5.7%만이 그렇다고 답해, 7.3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응답자 10명 중 7명(69.8%)은 '모든 취업자에 대해 근로계약서 작성과 4대보험 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71.6%로 높게 나타났다.
이들 10명 중 7명(68.6%)은 플랫폼 노동자들이 플랫폼 기업에 종속적인 구조에 놓여있다고 생각했고, 81.4%는 사업주가 플랫폼 종사자나 위장 프리랜서에 대한 실질적 사용자로서의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우선 도입해야 할 정책으로는 △사회보험 적용 확대(35.1%) △최저보수 내지 공정보수제도 도입(34.1%) △공정한 계약 기준 마련(33.8%) △수수료/알고리즘 투명화(29.9%) △대금 미지급 방지 제도 강화(26.5%) 순으로 나타났다.
이진아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프리랜서·특고·플랫폼 노동자들은 '가짜 3.3 노동자'로 방치되면서 사용자 책임 회피와 사회안전망 부재, 불공정 계약과 갑질 등에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계약서 작성 의무화, 근로기준법과 사회보장제도 사각지대 해소, 플랫폼 종속성을 인정하는 등의 현실에 맞는 법·제도 마련과 실질 사용자에게 책임을 묻는 구조 재편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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