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17일 SK실트론 지분 매각을 위해 ㈜두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12인치 웨이퍼 기준으로는 세계 시장 점유율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 초부터 SK그룹은 SK실트론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격 차이로 협상이 지연돼 왔다. 국내외 사모펀드가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지만 가격을 놓고 매수·매도자 간 입장 차이가 발생한 것이 주원인이었다. 이 사이 그동안 꾸준히 인수 후보로 점쳐온 두산그룹이 막판 유력 인수자로 떠올랐다. 앞서 지난 10월에도 두산 측은 SK실트론 인수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매각 작업이 성사될 경우 SK그룹의 리밸런싱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그리고 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세밀하게 재편하고 있다. 실제 미래 주력 사업에 집중 투자를 위해 비핵심 자산을 지난해부터 꾸준히 매각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5월 SK㈜는 사내독립기업(CIC)인 SK머티리얼즈와 SK C&C가 보유한 반도체 소재,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을 각각 SK에코플랜트와 SK브로드밴드에 이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중복사업의 비효율을 없애고 미래 핵심사업간 시너지를 통해 보유한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또 SK C&C가 보유한 30메가와트(MW) 규모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SK브로드밴드에 약 500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두산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반도체 소재 부문 경쟁력 제고를 노리고 있다. 앞서 2022년 반도체 테스트 기업 두산테스나와 자회사 엔지온을 인수하는 등 반도체 소재 장비 사업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SK실트론 인수를 하게 되면 웨이퍼 공급 기반을 확보해 반도체 사업 분야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인수를 위해 두산그룹은 최근 구미국가산단에 있는 SK실트론 본사 및 공장에 실사단을 보내 SK실트론 현장 실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간 협상이 완료되면 최종 인수는 내년 초에 주식 매매계약일 체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양측 간 매매가격이 타협을 볼 수 있는지 여부다. SK그룹은 SK실트론 보유 지분(70.6%) 매각가를 5~6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는 반면 시장에선 회사 가치를 감안해 인수가격을 4조원대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두산그룹이 3조원 규모의 독일 건설장비업체 바커노이슨 인수를 준비하는 만큼 인수가격 차이가 크면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는 이번 매각 대상엔 빠져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세부 계약 조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 양사 간 합의가 이뤄지면 내년 초에 주식매매 계약 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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