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쿠팡의 두 얼굴…외국인 앞세운 쿠팡식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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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쿠팡의 두 얼굴…외국인 앞세운 쿠팡식 ‘회피’

데일리 포스트 2025-12-17 17:4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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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17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청문회’ 참석한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와 끝내 불출석한 쿠팡 김범석 의장 / DB 재구성
©데일리포스트=17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청문회’ 참석한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와 끝내 불출석한 쿠팡 김범석 의장 / DB 재구성

|데일리포스트=송협 대표기자| “핵심 증인(쿠팡 Inc 김범석 의장)이 출석하지 않은 청문회는 그 자체로 무책임하며 즉각적인 고발 조치에 착수하고 국정조사를 진행하겠습니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쿠팡 측은 사과만 반복했을 뿐 책임 주체와 보상 방안에 대해서는 끝내 아무것도 내놓지 못했다. 핵심 증인은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국회를 향한 회피로 일관하기에 바빴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는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청문회’에서 “심려와 우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피해 이용자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책임 있는 보상안을 마련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을 뿐 시기·규모·방식 어느 것 하나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청문회의 최대 쟁점이었던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의 불출석에 대해서도 쿠팡은 궁색한 변명조차 하지 못했다. 국회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중대 사안으로 판단하고 고발 조치와 국정조사 추진을 예고했다. 

여야 모두 쿠팡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모국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을 앞에 세워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쿠팡이 사실상 한국 책임자를 내세우지 않고 ‘방패용 대표’를 출석시켰다는 비판이다.

로저스 임시 대표는 김범석 의장의 소재를 묻는 질문에 “제가 쿠팡 한국 대표로 이 자리에 있다”고 답변해 의원들의 빈축을 샀다. 김 의장이 현재 어디에 있으며 왜 출석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닫았다. 국회 질의에 대한 답변은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원론적 표현에 그쳤다.

청문회 과정에서 로저스 대표와의 의사소통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통역이 동반되면서 질의응답이 지연됐고 이에 따라 청문회가 불필요하게 늘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최민희 위원장은 인공지능(AI) 번역 도입을 지시하며 “이런 방식의 출석은 청문회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 내용 역시 논란이 됐다. 쿠팡은 해당 보고서에서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해 “사업 운영에 중대한 차질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사회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데 해외 투자자들에게는 ‘중대하지 않은 사건’으로 축소 보고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 같은 비판 제기에 대해 로저스 대표는 “SEC 기준상 중대 사고가 아니어서 공시 의무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기준을 앞세워 국내 이용자 피해와 사회적 책임을 축소하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쿠팡이 약속한 자체 보상안 역시 이날까지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다. 로저스 대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보상 논의를 뒤로 미뤘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용자 보호보다 규제 기관 조사 대응을 우선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겼다.

쿠팡은 유출 경위 설명에서도 책임을 전직 직원 개인에게 돌리는 데 집중했다. 로저스 대표는 “퇴사한 직원이 재직 중 탈취한 서명 키를 사용했다”며 “결제 정보에는 접근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내부 통제 실패에 대한 책임이나 재발 방지 대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은 내놓지 못했다.

한편 국회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제도 정비와 쿠팡에 대한 규제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사과만 있고 책임은 없는 쿠팡의 태도가 국정조사 국면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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