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대표는 17일 경기 고양 화전마을에서 연탄 배달 봉사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단일대오로 제대로 싸울 당을 만드는 것과 해당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방치하는 것이 잘 맞지 않는다"며 "밖에 있는 적 50명보다 내부의 적 1명이 더 무섭다. 해당 행위 방치는 단일대오 형성과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김 전 최고위원의 징계 권고가 계파 갈등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고, 당 기강과 조직 관리 차원의 문제로 정리하려는 지도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또 "당무감사위는 지도부와 당 대표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해 어떤 소통도 하지 않는다"며 당 안팎에서 나오는 당 대표 개입설에는 선을 그었다.
앞서 당무감사위는 전날 김 전 최고위원이 지난 9~10월 언론과 유튜브 방송 등 다수의 매체에 출연해 당을 극단적 체제로 비유하고, 당원에 대해 모욕적이고 차별적인 표현을 반복했다며 당헌·당규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의 징계를 권고하며 "계파와 무관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당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 측면에서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징계를 확정할 경우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10일 당무감사위에 제출한 '당무조사 결과 및 소명기회 부여 통지서'에 대한 서면 답변서를 공개하며 "제 발언들이 당 지지율과 당원 사기, 대외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전 최고위원의 중징계 권고로 장동혁 지도부의 본격적인 '친한계 지우기'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동시에 당내에서는 징계의 정당성과 별개로 시기와 파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 전 최고위원 징계에 대해 "시기적으로 지금이 적절했느냐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부분"이라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사법 관련 쟁점에 맞서 당력을 모아야 할 시점인데, 이 사안이 다시 계파 논쟁으로 번질 소지가 있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아주경제에 "한동훈 전 대표 당원게시판 건도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내버려둬야 하는 면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전했다.
친한계 지도부인 우재준 최고위원도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당이 이 정도의 비판을 수용하지 못해 중징계로 다뤄야 하는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도 아주경제와 만나 "김 전 최고위원의 징계 권고는 이미 벌어진 일이라 어쩔 수 없다"면서도 "내전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보탰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