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의 해안사구 중 원형이 비교적 잘 남아있는 서귀포시 신양 해안사구의 정상부(모래언덕 위)에 조성 중인 데크 때문에 사구 모래지대 침식 등 훼손이 크게 우려된다는 전문가 진단이 제기됐다.
서종철 전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17일 제주도의회 한권 의원 주최로 도의회에서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서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의 데크 조성으로 인한 모래 침식 사례를 소개하며 "신두리 사구는 신양사구보다 더 육지 쪽에 일부 전망대 데크가 있고 바람의 작용이 조금 더 약한데도 전망대 데크에서 바다 쪽으로 모래 침식이 심각하게 발생했다"고 말했다.
서 전 교수는 목재 데크를 모래땅에서 띄워 조성하고 주변에 순비기나무 등 식생을 조성해 바람 영향을 줄여도 이런 모래 침식과 능선 훼손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서 전 교수는 이에 따라 신양 해안사구 정상부와 사구 앞쪽인 전사면에 설치한 데크 위치를 바람의 영향이 적은 후사면과 배후지 위주로 변경하고 매트 설치 등과 혼합해 탐방로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신양사구에서는 사구 내부 모래 언덕을 중심으로 현재 1천150m의 목재 데크가 설치돼 있다. 추가로 150m를 더 조성될 예정이다.
김영남 해양환경공단 해양보호복원처 처장은 "신양사구에 사람들이 진입해 훼손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데크 등의 설치가 시작됐다"며 "사구 훼손을 하는 의도는 아니고 이번에 나온 데크 위치 조정 등의 의견을 반영해서 향후 위치 변경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바람에 의해 형성된 신양 사구는 길이 3천m, 폭 180m의 대규모 해안사구로 도내 사구 중에서도 원형이 비교적 잘 남아 있는 곳이다. 또 성산일출봉-바다-신양리층-신양사구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는 곳이다.
서귀포시 등은 최근 '성산읍 갯벌식생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염생식물 복원 사업 이외에 신양사구 탐방객을 위한 데크 시설을 공사 중지만, 사구 내 모래언덕 등 핵심 시설에 데크를 설치해 환경단체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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