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민간 공항 이전 '무안통합공항'에 명칭 부여 검토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광주 군·민간 공항이 이전하는 '무안통합 공항'의 명칭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딴 '김대중 공항'이 검토되면서 유명인사 이름으로 명명된 전 세계 유수 공항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4만개가 넘는 전 세계 공항 대부분이 지역명을 따서 이름을 짓지만, 유명인사 이름이 공항명인 사례도 다수 있다.
국제공항 중에는 존 F. 케네디 공항(뉴욕·미국), 샤를 드골 공항(파리·프랑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로마·이탈리아), 존 레논 공항(리버풀·영국), 피에르 엘리오트 트뤼도 공항(몬트리올·캐나다), 오헤어 공항(시카고·미국), 조지 부시 공항(휴스턴·미국), 암스트롱 공항(뉴올리언스·미국) 등이 있다.
각국의 정치·문화·역사적 인물을 기념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데 이 중 케네디, 드골, 부시 등은 해당 국가의 대통령을 지낸 인물이다.
JFK 공항은 케네디 사망 이듬해인 1964년 그를 기려 명칭을 변경했고 조지 부시 공항도 1997년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의 이름을 따 개칭했다.
미국 국내선 공항인 로널드 레이건 워싱턴 국립공항도 레이건 전 대통령을 기념해 1998년 명칭이 바뀌었다.
국내에서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명칭으로 부산·울산·경남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자는 주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적이 있지만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다만 광주에서는 2005년 김대중컨벤션센터(DJ센터)가 기존 광주전시컨벤션센터(GEXCO·젝스코)에서 이름을 바꿔 개관한 전례가 있다.
아시아 민주주의에 영향을 끼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름을 사용하면 국제적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다른 도시 컨벤션시설과도 차별성을 둘 수 있다는 여론이 힘을 받으면서 설문조사를 통해 이름이 변경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무안군과 인접한 신안군 출신으로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제15대 대통령을 역임했고, 남북평화 정착과 민주·인권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200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지역 사회에서는 '김대중 공항' 명칭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우세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존재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남권 관문으로 성장할 무안국제공항의 이름을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김대중으로 바꾸는 것은 상징성이 크고 국제적 추세에도 충분히 부합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아직 진영이나 동서 갈등의 골이 심각해 양쪽 진영의 상징적 인물을 명칭으로 세우는 데 대해 사회적 합의가 좀 더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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