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 취약한 재무구조에도 김준식 회장 장남 승계 작업은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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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 취약한 재무구조에도 김준식 회장 장남 승계 작업은 ‘착착’

한스경제 2025-12-17 16:1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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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공단에 위치한 대동 본사 사옥과 김준식 대동 회장(왼쪽 위)./대동
대구 달성공단에 위치한 대동 본사 사옥과 김준식 대동 회장(왼쪽 위)./대동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농기계 명가 대동은 지난해 매출 1조4156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4년간 1조원대 매출 흐름을 이어갔다. 

표면적으로는 대동의 외형적 성장이 관찰되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취약한 재무 구조와 ▲곳곳에 도사린 잠재 비용 ▲본업인 농기계의 경쟁력 붕괴 ▲오너 4세 승계 리스크 등 네 가지 요소가 서로 얽히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진배 없다는 재무 전문가와 시장의 우려는 증폭되고 있다.

17일 업계·공시 등에 따르면 대동은 건설 중인 자산에 묻어둔 이자 비용과 재고·채권에 묶인 현금으로 인해 표면적인 수익성 대비 실질적 재무 구조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의 중심인 건설 중인 자산에 숨겨진 거액의 이자 비용은 공사 종료 시 ‘자본화 이자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대동의 건설 중인 유형자산은 470억원 수준으로 전체 유형자산 장부가(9260억원)의 5%가 공사 중인 자산이다. 비율만 놓고 보면 총 자산 2조2500억원 대비 유형자산 비중은 2% 대로 수치상으론 과도하게 높다고 보기엔 어렵다. 문제는 대동에서 이 공사에 투입된 차입금의 이자 396억원을 당기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건설 원가로 자본화했다는 데 있다. 

회계 전문가는 “이자 비용 자본화는 손익계산서상의 영업이익을 부풀리는 일시적인 회계적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며 “실제 현금 유출이 이미 발생했음에도 이를 자산 가치에 묻어두는 행위는 기업의 실질적 리스크를 감추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밝혔다. 

이어 “더 큰 문제는 공사가 완료되는 순간부터 건설 중인 자산이 감가상각 대상이 된다”며 “현재 자본화돼 있는 이자 비용이 향후 수년간 감가상각비로 누적돼 이익을 잠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대동의 재무 구조 중 특히 심각한 부분이 현금 흐름의 악화란 지적도 나온다. 올해 3분기 기준 6941억원 수준의 막대한 재고와 회수되지 않은 3437억원 규모의 매출채권에 현금이 묶여 이익 창출은 고사하고 운전자본 부담만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대동의 최대 약점 중 하나로 ‘높은 재고와 매출채권에 갇힌 현금구조’를 꼽는다. 이런 구조는 업황이 한 번 악화되거나 수요가 흔들릴 경우 재고와 채권이 동시에 기업의 리스크로 돌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영업권, 파생상품 등 언제든지 비용으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적인 비용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대동의 실질적 재무 위험은 표면적인 수치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인수·합병으로 인한 영업권은 실적이 조금만 하락해도 손상검사 이슈로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농기계 제작·판매사로서 대동의 환헤지는 필연적이지만 파생상품·통화선도 측면에서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부채’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동의 환헤지 파생상품 현황을 보면 통화선도(USD 기준) 총 계약금액은 1억4900만달러 규모이며 은행별로 1000만~7250만달러까지 선도계약이 체결, 분포돼 있다. 파생상품과 관련된 이익(손실)이 커질수록 영업과 무관한 이익 변동성은 확대된다. 

재무 전문가는 “잘못 설계된 환헤지 전략이 매출·생산 계획과 불일치할 경우 파생상품이 실제 현금 유출을 동반하는 추가 손실로 바뀔 수 있다”며 “대동의 지난해 금융비용이 1377억원, 2023년 1203억원 선임을 감안하면 이자비용 외에도 파생상품 관련 손실·평가손이 금융비용을 키울 수 있는 또 다른 축으로 볼 수 있다”며 "파생상품이 단순한 보험을 넘어 환율·금리 상황에 따라 손익을 크게 흔들 수 있는 레버리지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대동의 또 다른 문제는 본업인 농기계의 경쟁력 붕괴에서도 찾을 수 있다. 대동의 3분기 매출 3541억원 대비 영업이익은 4억원에 불과하다. 영업이익률 0.11%로 사실상 본업에서 돈을 못 버는 구조다. 동종 업계 현대로템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777억원, 두산밥캣의 1379억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영업이익은 대동이 기업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을 상실했음을 시사한다.

본업 경쟁력 약화는 즉시 시장의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17일 오후 2시 기준 대동 주식의 외국인 보유율은 6.86%로 동종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의 22.49%, 두산밥캣 36.59%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의 수요가 매우 저조한 현실은 대동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바닥임을 방증한다.

대동의 오너 리스크는 재무 취약성 심화 및 경영권 승계 과정과 복합적으로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 창업주 3세이자 현 오너인 김준식 회장(공동대표이사) 체제하에서 재무 건전성 악화는 이자보상배율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대동의 작년 이자보상배율은 0.25배로 1배 미만이다. 이는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임을 방증한다. 

대동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최대 주주인 김준식 회장을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유상증자는 현금 대신 김 회장이 보유한 대동기어 주식 117만6060주(지분율 13.08%)를 현물출자 받고 그 대가로 대동의 신주 213만2827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현물출자 규모는 202억원에 달한다. 이번 유증이 마무리되면 김 회장의 대동 지분율은 기존 21.99%에서 27.83%로 상승하게 된다. 이처럼 김 회장이 직접적인 책임 경영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회사의 재무 위기 심각성을 방증한다.

아울러 대동그룹은 오너 3세인 김 회장 체제하에서 4세 승계를 준비 중이다. 오너 일가의 지분 활용 및 경영권 승계 관련 이슈가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김 회장의 장남인 김신형 씨는 보유한 계열사 대동기어 지분을 매각하고 대동 주식을 매입하는 등 그룹 지주사격인 대동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를 보였다.  

오너 4세인 김 씨는 지난 2016년 대동의 수직 계열화 부품회사 중 하나인 하이드로텍의 3대 주주로 등장했다. 당시 지분율은 11.96%다. 김 회장을 포함한 부자(父子)의 지분 보유율은 77%에 달했다. 김 회장 부자가 주주로 등장하기 전 만 해도 하이드로텍의 대동 지분율은 12.99%에 불과했고 다른 오너 일가 주주도 없었다. 

이듬해 12월 대동은 돌연 하이드로텍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직접 보유지분 외에 87.01%를 51억원에 전량 사들였다. 주당 매입가는 7만6000원이었다. 액면가(1만원)의 8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김 회장은 38억원을 손에 쥐었다. 장남인 김 씨는 7억원을 수령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드로텍 완전 자회사 편입은 주로 내부거래를 통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왔던 계열사 주식을 현금화했다는 의미”라며 “이러한 지배구조 관련 투명성 문제는 대동의 잠재적인 오너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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