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제시 안 해…수치 아들 "2년 이상 연락 두절…숨졌을 수도"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거의 5년째 외부와 단절된 채 수감 생활 중인 아웅산 수치(80) 미얀마 국가고문이 건강한 상태라고 미얀마 군사정권이 밝혔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군사정권은 성명을 통해 "아웅산 수치 여사의 건강은 양호하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나 내용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수치 고문의 아들 킴 에어리스는 "군사정권은 어머니가 건강하다고 주장하지만, 독립적인 증거, 최근 사진, 의료적 확인, 가족·의사·국제 감시단의 접견 등을 전혀 제공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분이 만약 건강하다면 그들(군사정권)은 그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어리스는 "그렇게 오랫동안 모습이 감춰져 있었기에 내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제 나는 가장 고통스러운 질문을 던져야만 한다"면서 "어머니는 아직 살아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수치 고문은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집권한 군사정권 치하에서 부패 등 혐의로 27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전날 에어리스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건강 문제가 있다. 2년 넘게 아무도 그분을 못 봤다. 변호인단과도 연락이 허용되지 않았고, 가족과는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알기로는 그분은 이미 숨졌을지도 모른다"면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또 오는 28일 시작되는 미얀마 총선을 계기로 각국 정부가 군사정권을 더 압박하고 수치 고문의 석방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어리스는 이번 총선이 "완전히 불공정하고 자유로운 선거와는 거리가 멀다"면서 군부 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미얀마 군사정권의 툰 툰 나웅 내무부 장관은 총선을 방해하려 한 혐의로 229명을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선거에 대해 항의·비판하는 행위에 최대 징역 10년을 선고하는 법을 제정한 데 따른 것이다.
군사정권은 28일 1차 투표를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단계적 투표를 거쳐 총선을 마친 뒤 정권을 민간에 넘길 방침이지만, 자신들이 승인한 정당 외 야당의 선거 참여를 막고 있다.
이에 미얀마 곳곳을 장악한 반군은 총선 보이콧을 예고했으며, 국제사회에서도 총선이 불공정한 사실상 군부 통치 장기화 수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jhpark@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