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기출문제는 나와있다! 이제는 숨은 ‘정답’을 찾는 과정…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분석관 파견, ‘전력분석’은 성패를 좌우한다

한국이 속한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는 국가간 전력차가 크지 않아 상대 전력분석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 11월 볼리비아전을 앞두고 대전월드컵경기장서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홍명도 대표팀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이 속한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는 국가간 전력차가 크지 않아 상대 전력분석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 티아고 마이아 대표팀 전력분석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상대를 얼마나 정확히 알고, 그 약점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월드컵의 성패는 갈린다. 2026북중미월드컵을 앞둔 축구국가대표팀이 전력분석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한국은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에서 유럽 플레이오프(PO) 패스D 승자(덴마크·북마케도니아·체코·아일랜드)와 공동 개최국 멕시코,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차례로 맞붙는다. 국가간 전력차가 크지 않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에 전력분석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전문 전력분석관 3명을 동행시킬 예정이다. 포르투갈 출신의 티아고 마이아 전력분석관과 국내 분석관 2명으로 구성된다. 2022카타르월드컵 당시 2명이었던 분석 인력을 확대한 배경에는 과거의 쓰라린 기억도 있다.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알제리를 안일하게 바라봤다가 2-4 대패를 당한 경험은 여전히 교훈으로 남아 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상대 분석과 코치진의 전문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전력분석은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 B팀 스카우트 경력을 지닌 마이아 분석관이 중심이 돼 단계별 시스템을 가동한다. A매치 상대가 확정되면 국내 분석관 2명이 상대 포메이션과 경기 패턴을 분석하고, 이후 마이아 분석관이 세부적인 전술과 약점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다른 코치진 역시 상대를 분석하지만, 훈련 세션 운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전력분석관은 오직 ‘상대’에만 집중한다.

정보전은 이미 시작됐다. 남아공 분석의 무대는 21일부터 모로코에서 열리는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다. 대표팀은 이를 위해 전력분석관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홍 감독은 “자주 만나보지 않은 상대라 정보가 많지 않다”며 남아공 분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아공은 네이션스컵 B조에서 앙골라, 이집트, 짐바브웨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파견 인원과 일정 등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정보전에 노출될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멕시코와 유럽 PO 팀들에 대한 분석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특히 유럽 PO 팀은 한 팀을 특정하기보다 덴마크, 북마케도니아, 체코, 아일랜드가 치러온 유럽예선 경기들을 두루 살피며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

백현기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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