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에도 ‘연말 특수’ 있나…연고점 갱신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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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에도 ‘연말 특수’ 있나…연고점 갱신 ‘코앞’

투데이신문 2025-12-17 15:08: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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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한은행]
[사진=신한은행]

【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돌파한 가운데 ‘연말 특수’ 요인들이 추가 원화 약세 압력을 더하고 있다. 연말·연초 해외여행으로 인한 환전 수요 증가부터 기업 달러 보유기조에 외국인 자금 유출까지 더해지며 연고점 경신 우려 역시 커진 상황이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77.0원)보다 2.5원 내린 1474.5원에 출발한 뒤 장중 1480원 선을 넘겼다. 이는 지난 4월 8일 기록한 1487.07원에 인접한 상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지난 주말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계기관 합동 ‘긴급 경제장관 간담회’를 열고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날 회의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겨울휴가 맞아 개인 환전 수요 증가

연말 특수는 환율 상방 압력을 키우는 전형적 단기 변수 중에서는 먼저 크리스마스·연휴를 전후해 급증하는 해외여행 수요가 있다. 

연말 성수기에는 항공·여행 예약과 함께 달러 현찰 환전과 해외 카드 결제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시중은행과 카드사를 중심으로 달러 실수요가 평소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고객 환전·카드 결제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더 많은 달러를 사들이게 되며 원화 약세를 야기하는 구조다.​

인천공항 환전소에서는 이미 지난달부터 매입 기준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하는 등 수요 급등을 반영하고 있다. 

다만 올해는 이미 1470원 안팎의 고환율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연말 해외여행 수요 또한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놀자 리서치에 따르면 상반기 출국자 수는 1456만명(2019년 수준 근접, 2024년 대비 +3.9%)으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12월 들어 고환율과 항공료 상승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지난 3분기 해외 송출객은 각각 93만450명, 28만751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31.2% 주는 등 4분기 역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본 이동 겹치며 환율 상방 압력 증폭

기업·자본시장 쪽 영향 역시 큰 것으로 보인다. 수출 대기업이 연말 실적 관리를 위해 보유 달러를 적극적으로 매도하기보다는 환율 추가 상승에 대비해 ‘달러 쌓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결산을 앞두고 기업이 벌어들인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는 ‘자금 리패트리에이션(본국 송환)’ 속도도 예년보다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외환시장에서 실제로 거래되는 달러 공급이 줄어들고, 원·달러 환율 역시 따라 오를 수밖에 없다.

이에 지난달 18일 구윤철 부총리는 기업 간담회에서 “수출 이익을 국내에 환류·투자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에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의 자금 흐름까지 겹악재로 작용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4조4561억원을 순매도하며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특히 AI·반도체주 고평가 논란 속 위험회피 심리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종목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이때 회수한 원화를 달러로 바꿔 본국으로 송금하면서 시장에 추가적인 달러 수요를 만들어낸다.​

국내 개인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의 해외 증권투자 확대도 문제다. 미국 빅테크·AI 관련주(엔비디아 등) 비중을 늘리기 위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해외 증권사 계좌로 보내는 거래가 연말에도 꾸준히 이어지면서 달러 매수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올해 미국 증시 강세 속 AI·반도체 열풍에도 국내주 고평가 부담으로 위험회피 움직임이 겹치면서, 서학개미 해외 순매수 규모 확대가 원·달러 환율 우상향 압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외환당국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9개 대형 증권사 외환 담당자들을 모아 비공개회의를 진행하는 자리에서 서학개미의 해외주식 결제 수요가 다음 날 오전 9시에 집중되는 것을 분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이는 증권사들이 밤사이 발생한 매매내역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외화 자금을 다음 날 장 시작 직후(오전 9시)에 일괄 환전하는 것이 장 초반 환율 급등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판단에서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원화 강세를 제약하는 요인에는 기업의 달러 보유 욕구와 개인의 해외 투자가 계속되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며 “달러가 약세 흐름으로 가야 기업들도 달러를 내놓거나 하는 식으로 시장에 달러 매도 물량이 풀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이민혁 연구원은 “대외환경상으로 달러는 약세, 엔화는 강세로 원화에는 긍정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환율이 내려갈 여지는 많아 보이지만 수급적으로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는데다가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출되며 환율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AI 버블 우려가 더 커지거나 글로벌 달러 약세가 강세 전환된다면 1480원 위로 올라갈 수 있는데, 1500원 선에 대한 외환당국의 경계가 심한 상황으로 1480원을 넘더라도 1500원 아래 수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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