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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뚜레쥬르는 오는 28일 하와이 호놀룰루 알라모아나 쇼핑센터 인근 월마트(Walmart) 앞에 1호점을 공식 오픈한다. 파리바게뜨가 선점한 하와이 시장에 뚜레쥬르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전 세계 관광객이 모이는 하와이가 K베이커리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는 시험대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뚜레쥬르의 하와이 진출이 갖는 상징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와이는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아시아와 북미를 잇는 관문 역할을 하는 거점이다.
하와이 시장에서의 성과는 다양한 국적의 소비자에게 통할 수 있는 브랜드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쌀 문화권인 아시아 관광객과 빵 소비가 일상화된 북미 관광객이 함께 찾는 만큼, 서로 다른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뚜레쥬르는 하와이를 전 세계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글로벌 쇼케이스(Showcase)’이자 북미와 아시아 시장을 잇는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푸드빌 미국 법인의 2024년 매출액은 1300억원대 수준으로, 2021년 500억원대와 비교해 큰 폭으로 성장했다. 미국 법인은 2010년대 후반 흑자 전환 이후 최근까지 흑자 기조를 이어가며 현지 수익성을 입증해 왔다.
수익성 지표도 의미 있는 수준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CJ푸드빌 미국 법인은 지난해 ‘뚜레쥬르’ 상표 사용 계약에 따라 본사에 약 70억원대의 로열티를 지급했다. CJ푸드빌이 미국 법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현지에서 벌어들인 이익은 본사의 투자 여력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다.
뚜레쥬르 하와이 1호점의 입지는 ‘실리’와 ‘정면 승부’로 요약된다. 매장이 위치한 월마트 인근은 관광객과 현지 거주민의 실질적인 구매 수요가 가장 활발한 알짜 상권이다.
특히 경쟁사와의 물리적 거리가 상대적으로 가깝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비숍 스트리트점에 이어 최근 르네상스 호텔 2호점을 오픈하며 프리미엄 호텔 상권 공략에 나섰다. 이에 맞서 뚜레쥬르는 대형마트 앞이라는 생활 밀착형 입지를 선택, 현지인의 일상 소비를 파고들어 초기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뚜레쥬르가 미국 본토에서 170여 개 안팎의 매장을 운영하며 수익성을 검증받은 만큼, 하와이 진출을 통해 성장 스토리를 확장하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BGF리테일의 CU 등 국내 유통·외식 기업들도 하와이 출점을 확대하고 있어, 뚜레쥬르 합류로 하와이 내 이른바 K푸드 벨트 형성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전략이 미국 시장에서 성과로 이어졌다”며 “이를 토대로 미국 전역에서 성장 속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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